젊은 세대는 새로운 경험 찾아 해외로 
국내 관광은 편의성 중심의 기능성 소비에 머물러
국내여행, 경험의 재설계가 해법
국내 여행 시장이 가격 대비 만족감과 콘텐츠 결핍이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젊은 세대일수록 해외로 눈을 돌리고, 국내 관광은 장년층 수요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경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기준 국내여행 선호도(39.0%)와 해외여행 선호도(38.4%)는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20대 이하 응답자 그룹에서는 해외여행 선호도가 48.3%로, 국내여행 선호도(28.6%)를 1.7배 가까이 압도했으며, 30대 역시 해외여행(45.9%)이 국내여행(33.8%)을 크게 앞섰다. 반면 50대(국내 42.7% vs. 해외 34.9%)와 60대 이상에서는 국내여행 선호도가 우세했다.
해외로 향하는 젊은 세대…남은 건 장년층 수요
이는 현재 국내 관광 시장이 장년층과 고령층의 선호도에 기대어 현상을 유지하고 있고, 젊은 세대는 이미 심리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완전히 돌아섰음을 시사한다. 이는 현재의 수요 유출이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위험 요인임을 보여준다.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경험적 가치'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로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서'(39.1%)와 '볼거리와 관광명소가 다양해서'(28.1%)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경제적 요인이나 편의성보다 경험의 질과 다양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심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반면 국내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는 주로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 집중돼 있다.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어서'(32.8%), '이동이 간편해서'(30.1%), '언어와 문화 차이가 없어서'(9.4%) 등이 꼽힌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편의성'과 '효율성'이라는 기능적 가치에 해당한다.
국내여행에 대한 불만족의 가장 큰 원인은 '가격 대비 만족감 저하' 문제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45.1%가 '관광지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을 국내여행의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단순히 절대적인 가격이 높다는 의미를 넘어 지불한 비용에 걸맞은 품질과 경험을 제공받지 못한다는 '가치 불일치'의 문제다. 특히 숙박시설 가격에 대한 불만은 69%에 달하며, 식음료 가격에 대한 불만도 41%로 높게 나타나 여행의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불신이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의 부족'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28.2%가 이를 국내여행의 주요 불만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는 국내여행의 활동이 대부분 식사, 자연경관 감상, 카페 방문 등 소수의 패턴으로 제한돼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은 깊이 있는 체험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세 번째 문제는 '관광 수요의 특정 지역 집중'이다. 국내여행을 계획할 때 고려되는 목적지는 서울, 부산, 강원, 제주 등 소수의 지역에 편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새로운 목적지를 탐험하고 싶어도 정보 부족, 교통 불편, 즐길 거리의 부재 등으로 인해 결국 익숙하고 검증된 곳을 다시 찾게 된다.
볼거리 천편일률…콘텐츠 결핍이 문제의 본질
국내여행이 직면한 불신과 가치 저평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히 가격을 통제하거나 인프라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여행 상품의 본질, 즉 '경험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놀자리서치는 국내여행을 해외여행의 열등한 대체재나 보완재가 아니라 고유한 매력을 지닌 대상으로 전환시키려면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의 고유성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치 창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 번째 전략은 각 지역이 품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와 문화, 즉 '로컬리티(Locality)'를 발굴하고 이를 몰입감 있는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콘텐츠 결핍'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익숙하게 느껴졌던 장소도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서사, 인물들의 삶, 문화적 맥락이 결합할 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러한 접근은 대규모 자본 투자 없이도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여행객에게는 깊이 있는 지적·감성적 만족감을 제공한다"며 "나아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신들이 사는 공간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줘 지속가능한 관광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가격-품질 불일치' 문제에 대한 돌파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만큼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테마여행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해외여행 못지않은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국내여행은 저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한다.
미식, 예술, 역사, 건축, 웰니스, 액티비티 등 특정 주제에 깊이 파고드는 맞춤형 소규모 여행 상품은 높은 지불의향을 가진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MZ세대의 취향을 겨냥한 'K-팝 공연', 'K-콘텐츠 촬영지 성지순례', '인생샷 전문 투어', '로컬 미슐랭 다이닝 투어' 등 독창적인 테마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하고, 이를 통해 국내여행의 가치 스펙트럼을 넓히고,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전략은 '관광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재력 있는 유휴 공간을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전국에 산재한 폐산업시설, 구도심의 낡은 건물 등은 방치된 자산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홍 연구원은 "지방정부는 관내 유휴 공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민간 투자자와 지역 공동체가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잊힌 공간의 재발견은 단순히 새로운 관광지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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