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연구비 삭감·중국계 억압
SCMP "문화대혁명 때와 유사 분위기"
"연구자들 해외 내몰리면 미국에 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구비 삭감과 억압으로 미국 내 중국계 과학자들이 문화대혁명 같은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미국 내 중국계 연구자들에 대한 적대감이 확산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지식인들을 무차별 처단했던 문화대혁명 때와 유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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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 통치 시기에 벌어진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 최고의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기관 수가 100여곳에서 10곳 미만으로 줄어들고, 연구자들을 향해 폭력을 동반한 박해가 이뤄진 바 있다.

중국계 연구자들은 SCMP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커리어가 카오스(대혼돈)에 빠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중서부에 기반을 둔 한 중국계 생물학자는 "한때는 은퇴할 때까지 미국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내년에 중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찾고 있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중국인 스파이를 색출하는 작전인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견뎠고 이후에는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한 괴롭힘까지 감내했어야 했었는데 이제 완전히 광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국기.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국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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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거주하는 연구자 출신 비평가 팡스민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새로운 트럼프 시대의 문화대혁명은 전문성보다 정치적 충성을 우선시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학계 자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비전문가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의 과학 연구를 파괴하라는 위대한 지도자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초 연방정부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하는 과정에서 주요 과학기관의 연구개발(R&D) 예산마저 삭감했다. 또 최근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직원들을 무더기로 해고하기도 했다. 반중 정서와 반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 출신 학생과 연구자들에 대한 비자 취소 조치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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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객원교수인 데니스 사이먼은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을 포함한 외국계 출신의 연구자들이 해외로 내몰리게 되면서 미국의 연구개발 분야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전문성이 정치적 충성심 문제로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 진정한 전문성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은 미국이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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