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인터뷰
주거중심 도시→숨 쉬는 도시로 탈바꿈
“신월동 등에 교육·문화 인프라 확산”
“주거 개발 권한, 자치구에 줘야”
목동아파트 종 상향, 신정차량기지 이전과 신정지선(Branch Line) 김포 연장 추진, 서부트럭터미널 부지 개발 등 양천구의 숙원사업이 절반 이상 실현되고 있다. 신월동 등 비목동권의 교육·문화 인프라가 확충됐고, 재산세 감면 등 공항소음 피해지역의 지원책도 대폭 늘었다. 양천가족 거리축제, 락(樂) 페스티벌 등 전에 없던 지역 대표 축제도 생겼다.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은 "숙원사업이던 목동아파트 1~3단지 종 상향과 신정차량기지 이전 문제는 임기 중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라며 "다음 달에는 서부트럭터미널 복합개발 착공식과 양천구 신월동을 지나는 대장 홍대선 착공식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사람이 사는 도시는 즐거워야 한다"며 "최근 양천구는 주거 중심, 교육 위주 도시에서 여가와 문화가 숨 쉬는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는 즐겁고 활력 넘쳐야"
이 구청장은 임기 첫해 모든 지역 축제를 다녀보고 전면 리모델링을 계획했다. 가짓수는 많지만, 특색 없이 비슷한 축제에 손을 댔다. 동별·권역별·구 대표 축제 등 틀을 잡고, 우수 축제는 더 키우고 미흡한 축제는 개선하도록 평가 기반을 만들었다.
"잠만 자고 출근하는 그런 도시 말고, 주민들이 사는 공간에는 취미·여가 생활이 있고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지역은 그런 게 약했다"면서 "여러 축제를 다녀보니 이건 아니지 싶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축제의 질서를 잡고 특성을 살리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양천가족 거리축제'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양천가족 거리축제는 구 대표 축제로 오는 26일 열린다. 구민 전체가 즐기는 '세대공감형 가족 축제'로 기획됐다. 지난해 신정네거리역 일대 왕복 6차선 도로 600m를 막았고, 올해는 900m 구간을 전면통제해 행사를 연다.
이 구청장은 "첫 개최 때 6만2000여명이 다녀가며 큰 호응을 얻었고, 올해는 행사 구간을 더 확장하고 규모를 키웠다"며 "그만큼 구민들의 즐거움이 커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 락 페스티벌'도 그의 아이디어다. 항공소음이 심한 신월권역 특성을 '백색소음도 즐겁게'라는 콘셉트로 역발상 했다. 신정권역에서는 '로데오패션축제'가, 목동권역 한불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파리공원에서는 '프랑스 냄새가 나도록' 축제를 리모델링했다.
신월동 발전에 공들여
이 구청장은 "목동에 치우쳐 있는 교육과 문화, 여가 관련 시설이 양천 전역으로 확산하고, 균형 발전하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신월평생학습센터와 신월미래교육센터(넓은들미래교육센터), 신월문화예술센터를 만든 것은 물론, 서서울호수공원에 여름철 물놀이장을 조성하고, 신월동에서 락 페스티벌을 여는 것도 균형 발전 정책의 결과라는 것이다.
기술특화형 교육공간인 신월평생학습센터는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올 4월부터는 본관 인근 기부채납 공간을 활용해 별관도 운영한다. 신정3동·신월권에 들어선 넓은들미래교육센터에서는 디지털 놀이형 교육 콘텐츠를 통해 인공지능(AI)과 코딩 교육을 한다. 미래교육센터는 목동권과 신정권에만 있었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이 목동에만 관심 있고, 신월동에는 무심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섭섭하다"며 웃었다.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 지원도 늘렸다. 양천구는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의 재산세 감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는 "2년 동안 5만여가구에 총 38억1000만원의 재산세를 감면했다"면서 "각 가정에는 몇 만원 정도겠지만 구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매년 20억원 가까운 세금을 깎아주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청력정밀검사, 심리상담서비스, 보청기 구입비는 물론 김포공항 이용료까지 지원하고 있다. 공항소음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구청장은 "공항 이용으로 얻는 사회적 편익이 소음피해 주민에게 정당하게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 구에서 먼저 챙기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월2동 주민센터 건립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이기재 양천구청장. 양천구는 예산 176억원을 들여 현 청사 3배 규모, 연면적 3400㎡짜리 청사를 새로 짓기로 했다. 양천구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주거 개발 권한, 자치구에 줘야"
목동아파트 14개 전체 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목동아파트는 10년 내 5만 세대짜리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총 66곳, 이 중 모아타운, 역세권개발사업 등 재개발 구역은 45곳이다.
다음 달 초에는 서부트럭터미널 복합개발 착공식이 열려 첫 삽을 뜬다. 국토부의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 선정 이후 9년 만이다. 기피 시설이었던 물류 시설이 주거·업무·쇼핑·물류 기능을 결합한 복합단지로 바뀐다. 같은 달 광역철도 대장 홍대선 착공식도 이뤄진다. 2031년께 신월동에도 전철역이 생긴다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을 언급하자 이 구청장은 "모르핀 수준의 극약 처방, 하지 말아야 할 전체주의적 규제"라며 "국가 승인을 받고 집을 거래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도시계획 인허가 권한의 기초지자체 분산을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주택공급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울 25개 자치구에 도시정비 권한을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가 도시계획 심의를 한 번 하려면 몇 달씩 걸린다"면서 "자치구별로 심의위원회가 설치된다면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 '러닝' 얘기를 꺼내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최근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3시50분에 완주했다. "달리는 게 좋다. 운동할 때마다 빨리 달리면, 잡념이 집념으로 바뀐다. 잡념이라는 글씨에서 점 하나 지우면 집념이 된다고 생각하고 일한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스트레스를 달리면서 푼다고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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