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파티·친목파티 논란도…주최 측, 닷새 만에 사과
박재범 "암 환자분이 불쾌하셨다면 죄송"
W 코리아 주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Love Your W 2025' 행사에서의 가수 박재범이 자신의 곡 '몸매'를 공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유방암 수술과 항암치료를 겪었던 유튜버의 어머니가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정선호에는 '유방암 수술하신 엄마에게 '몸매' 노래를 들려드려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정선호에 따르면 어머니 박근미씨는 정씨가 중학생 무렵 유방암에 걸려 2년 가까이 항암치료를 했고, 머리가 빠져 여름에도 비니를 쓰고 다니기도 했다.
정씨가 어머니 박씨에게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에서 부른 노래를 한 번 들어보라"며 가수 박재범이 해당 행사에서 공연한 곡 '몸매'를 들려주자, 박씨는 "이게 뭐냐.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면서 이런 노래를 부르냐"라며 "수치스럽고 기분 나쁘다. 이건 조롱이지 개선이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씨 역시 "이런 행사의 기획안을 만들고, 상부에서 허가가 떨어질 때까지 아무런 눈치 못 채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 놀랍다"라며 "생각이 없어도 이렇게까지 없을 수 있나, 핫하고 유명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 모아놓으면 자동으로 인식이 개선되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술파티·친목파티 논란도…주최 측, 닷새 만에 사과
W코리아는 이를 "여성의 유방암 인식 향상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홍보했으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현장 영상 대부분이 '파티 분위기' 중심이라 논란이 일었다.
사진 속 참석자들은 술잔을 들고 건배하거나 무대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일부 가수는 현장에서 공연을 펼쳤고 해당 장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패션 매거진 W코리아가 매년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한 자선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가운데, 취지에 맞지 않은 '연예인 술 파티' 분위기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W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원본보기 아이콘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유방암 인식 개선과 유명인 친목 모임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게 인식 개선이냐", "유방암 환자를 두고 이런 콘셉트는 무례하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유방암에 가장 안 좋은 게 술인데 술잔을 들고 있는 장면이 많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었다.
논란이 커지자 W코리아는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Love Your W'는 2006년 시작된 캠페인으로, 20년 동안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라며 "15일 행사는 캠페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저희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방암 환우 및 가족분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하여 불편함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며 선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신 많은 분이 논란으로 불편함을 겪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W코리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사 기획 및 실행 전 과정을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재범 "암 환자분이 불쾌하셨다면 죄송…건강하시길 바래"
박재범은 W코리아의 사과문보다 3일 앞선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명과 사과를 전했다.
박재범은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 끝나고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 공연처럼 했다"라며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 화이팅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도 부산 행사 때로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공연 열심히 했다.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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