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 후 첫 간담회
2026년, G마켓 재도약 원년 선언
셀러지원·AI 등에 내년 7000억원 투자
해외 진출 확대…2027년까지 북미·중남미·중동까지 진출
"G마켓(지마켓)의 새로운 비전은 글로벌-로컬 마켓이다.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지마켓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2026년을 지마켓의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다시 한번 '국내 1위 오픈마켓'으로 올라서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마켓은 내년부터 연간 약 7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와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5년 내 거래액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날 지마켓은 지난달 1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통해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 5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JV)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처음으로 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전략과 비전 등을 소개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말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지마켓의 새 수장에 올랐다. 그는 알리바바의 동남아시아 플랫폼 라자다의 창업 멤버다.
지마켓은 내년에만 초기 비용으로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셀러 경쟁력 강화를 위해 5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입점 셀러의 판촉 지원과 매출 확대를 위한 직접 지원 프로그램에는 3500억원을 쓴다. 대표적으로 빅스마일데이 등 대형 프로모션 기간에는 고객 할인 비용을 지마켓이 100% 부담한다. 할인쿠폰에 붙던 별도 수수료도 폐지해 셀러 부담금을 줄인다.
신규 셀러와 중소 영소 셀러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에는 기존보다 50% 늘어난 연간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신규 셀러들의 빠른 정착을 위해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0) 수수료 제도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이민규 지마켓 영업본부장은 "오는 30일부터 할인 쿠폰 수수료를 완전히 제거해 셀러가 더욱 쉽게 이해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예정"이라며 "신규 중소 셀러에게는 입점 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판매 혜택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마켓 이용객을 위한 프로모션에는 연 1000억원을 들인다. 우선 다음 달 1일 진행 예정인 빅스마일데이 때 고객 지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빅스마일데이, 한가위빅세일, 설빅세일, G락페 등 4대 이벤트를 지마켓의 대표 할인 행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신규 투자 금액 중 나머지 1000억원은 알리바바가 축적한 인공지능(AI)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사용한다. 먼저 딥러닝 기술을 통해 고객의 실시간 행동 패턴을 감지하고, 적합한 결과값을 도출해 개인별 맞춤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멀티모달 검색' 강화를 착수한다. 멀티모달은 느낌, 감각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해 고객의 의도를 식별하고 다양한 형태의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고객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를 검색하면 '부드러움' '소재'와 같은 요소를 이미지로 판독해 적합한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국내 e커머스 경쟁사와 차별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마켓은 이미 알리바바의 동남아시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에서 상품 2000만개를 판매 중이다. 향후 남아시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을 비롯해 2027년까지 북미, 중남미, 중동까지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최근 K뷰티, K패션, K팝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직구를 늘리고 5년 내 연간 거래액(GMV)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민기 지마켓 셀러그로스 담당은 "단순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셀러들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글로벌 판매 플랫폼인 '지마켓 글로벌'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셀러가 지마켓 판매와 동일하게 상품만 등록하면 번역, 해외 배송, CS 마케팅까지 지마켓에서 원스톱으로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와의 합작으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정호 지마켓 PX본부장은 "합작 이후에도 개인정보는 지마켓이 단독으로 관리하게 책임지게 된다"며 "AI 학습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도 독립된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이 정보에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전혀 전송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수준과 관리는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장(장승호) 지마켓 대표(왼쪽부터), 이민규 지마켓 영업본부장, 이민기 지마켓 셀러 그로스 담당, 김민규 지마켓 PX본부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알리익스프레스와 지마켓의 관계에 대해서는 별도로 운영될 것이라고 답했다.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지마켓은 함께 운영할 계획이 없다"며 "이번 공정위 승인 조건에서도 따로 운영하는 것으로 시정명령을 줬기 때문에, 충실하게 명령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션 운영과 관련해서는 "지금 저희의 주요 과제는 지마켓, 옥션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이들 플랫폼을 활용하는 고객과 셀러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험을 드릴 수 있을지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마켓이 시장에서 리브랜딩하는 순간은 온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 타이밍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향후 더 세분화된 전략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국내와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차이점에 대해 "제가 본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충실한 시장"이라며 "해외 이커머스와의 차이점이라면 숏츠, 게이미피케이션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도 재미 삼아 쇼핑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더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글로벌 로컬 마켓 비전은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이 합작법인을 만들 때부터 구현한 비전으로, 두 회사가 지마켓을 함께 운영하기로 생각했다고 보면 된다"며 "전문성과 자금 등 세부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필요한 부분은 현재 지마켓 기술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첫 번째 스텝으로 전반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고, 1세대 이커머스로서 지마켓의 지식과 경험을 살리되 기존 레거시를 최첨단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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