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서 '욕설·협박' 고성…학생 '눈물'
실내흡연·수업방치…교장 "지시 무시"
학부모들 "아이 학교 가기 무서워해"
전남 완도군의 한 중학교에서 체육교사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고,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등의 부적절한 언행이 수개월째 이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완도군 소재 A중학교 체육교사 B씨는 올해 3월 첫 부임 이후부터 수업 중 고성과 욕설을 일삼으며, 학생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5일 중간고사를 앞두고 교내 1층 복도에서 1학년 학생을 향해 "이 X놈의 XX야! 체육복도 안 입고 책 들고 뭐 하는 거야, 이 XX야!"라고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목격되며 파장이 일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학생과 교직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고함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복도로 뛰어나왔다"며 "욕설을 들은 친구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B교사는 평소 기분에 따라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체육복을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1시간 동안 엎드려뻗쳐를 시키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언행을 일삼아 왔다.
수업 진행 역시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B씨는 체육시간에 공만 던져주고 별다른 지도 없이 학생들끼리 놀게 하거나, 아예 수업을 진행하지 않은 날도 많았다.
실제 지난 체육대회에서는 특수교사와 기간제 교사에게 행사 운영을 맡기고, B씨 본인은 운동장 한쪽에서 휴대전화를 만지며 수업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제가 장기간 반복되자 일부 학부모들은 B씨의 행태로 인해 자녀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선생님이 수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학생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항의했지만, 이후 B교사는 해당 학부모를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B씨의 복무 태도다. 학생과 교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B씨는 수업시간 중 학교 건물 내에서 수시로 흡연을 하거나,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가 수업에 늦거나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차량 안에서 잠을 자다 수업을 빠뜨린 사례도 있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A중학교는 B씨의 모교이자 고향에 위치한 학교로, 지역사회 내에서 선후배 관계가 얽혀 있어 학부모들이 쉽게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부 학부모들은 완도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에 정식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교육지원청은 현장 조사를 실시해 B씨의 부적절한 언행과 복무 태도를 확인한 뒤, 전남도교육청에 보고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관련 절차에 따라 B교사를 내년 3월 전보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전보 조처까지 수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계속 해당 교사의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보다 신속한 분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해 정신과 상담까지 고민 중이다"며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학생들과 분리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학교 측은 그간 여러 차례 B씨에게 주의를 줬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없었다고 전했다. 교장은 "B교사가 '고치겠다'는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며 난감해했다.
한편, B씨는 "학생 안전을 위해 수업을 엄격히 진행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은 있지만, 학생들이 상처를 받을 줄은 몰랐다"며 "수업을 방치한 것은 아니고 휴식을 자주 줬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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