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 높을수록 장기 손상 위험 줄어"
악력(握力)이 강할수록 비만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와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페닝턴 생의학연구소 윤 셴 박사와 강 후 박사 연구팀은 21일 미국내분비학회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CEM)에 게재된 논문에서 악력이 높을수록 비만 진행과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9만3275명 데이터를 바탕으로 악력과 '전임상 비만'(preclinical obesity) 진행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전임상 비만은 비만으로 인한 대사 이상이 나타나기 전, 체질량지수(BMI)와 복부 비만 관련 지표(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키 비율, 체지방률 등)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비만 전단계에서 기능 이상, 사망으로 이어지는 3단계 경로를 설정해 다단계 모형(multistate model)을 적용했다. 또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 비만 전 단계에 해당하는 참가자들을 양손 평균 악력 수준에 따라 상·중·하 세 그룹으로 구분한 뒤 비만으로 인한 장기 기능 손상과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13년4개월 간의 추적 조사 동안 8163건의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악력이 표준편차(SD) 1단위(약 10~12㎏) 증가할 때마다 비만으로 인한 장기 기능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약 14% 감소했다. 특히 정상에서 첫 기능 이상으로 이행하는 초기 단계에서의 위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악력 상위 3분위 그룹은 하위 그룹보다 모든 단계에서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이 낮았다. 또 두 가지 이상 신체 기능 이상이 동반된 고위험 단계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악력의 보호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근육량, 제지방량, 체중 대비 근육 비율 등으로 분석한 민감도 검증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악력이 강할수록 비만으로 인한 기능 이상 진행과 다원인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며 "이번 결과는 전임상 비만 단계에서 근육량과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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