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외환시장 점유율 1.8%로 12위
"원화 스테이블코인 내년 하반기 시행 전망…방향성과 속도감 필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리스크 관리 중심의 신속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규모는 지난달 기준 약 3097억달러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올해 1분기 거래 규모가 약 57조원에 달했다. 관련 법안도 다수 발의돼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외환상품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거래 비중은 89.2%로 1위를, 원화는 1.8%로 12위를 기록했다. 유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제도화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이대로라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원화의 입지가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다면 위험요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주조차익 감소 ▲통화정책 유효성 저하 ▲지급결제시 신뢰 훼손 ▲금융안정 저해 ▲외환 규제 회피 등 불법 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의 준비자산 관리 실패, IT 리스크 발생 등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으로 이어져 국채 등 단기자금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뱅크런 등으로 인해 발행업자가 은행권 예금으로 예치한 준비자산에 문제가 생기면 가상자산 시장으로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신고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자본·외환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유동수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관세청에서 수사한 외환 범죄의 약 77%가 가상자산과 관련돼 있다.
유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인한 위험요인에 대한 법적·제도적 관리 장치가 금융위원회의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안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특히 자기자본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위기 시 유동성을 보강할 수 있는 장치인 만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 및 적정 자본요건를 핵심 요소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내년 하반기에나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주도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최소한 현재 외환 시장에서의 점유율 수준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향성'과 '속도감' 둘 다를 놓치지 않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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