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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노 킹스" "ICE는 게슈타포"…뉴욕 타임스퀘어에 번진 反트럼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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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 전역 2700곳서 700만명 동시 시위
시민들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 외침
평화 행진 속 "민주주의 파괴" 규탄
트럼프, 오물 투척 영상 올리며 시위대 조롱
"난 왕 아냐"…샌프란시스코 주방위군 투입 예고

"트럼프는 민족주의자이자 파시스트에, 권위주의자다. 그는 미국 사회에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오께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일대. 거대한 인파로 뒤덮인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기자에게 "트럼프는 퇴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며 전국 규모로 개최된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 참가자였다. 시민들은 "노 킹스"라는 구호와 함께 "미국의 가치가 사라졌다" "우리는 왕이 아닌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규탄했다. 도심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수많은 시민이 행진했으며, 폭력 사태에 대비해 뉴욕경찰청(NYPD)이 곳곳에 경찰 병력을 배치했지만 시위는 축제 분위기 속에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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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노 킹스 시위는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D.C.,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미 전역 2700여곳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약 70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연방정부 구조조정, 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등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섰다. 지난 6월 처음 열린 노 킹스 시위는 미국 역사상 단일 시위 기준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데, 넉 달 만에 다시 열린 이번 시위도 비슷한 수준의 인파가 몰렸다. 뉴욕과 시카고에는 각각 약 10만명, 워싱턴D.C.에는 20만명이 집결했다.


시위에 참가한 뉴욕 시민 프레드 맥널티씨는 기자에게 "트럼프는 민주당 도시로 군대를 보내고 보수 정책에 반대하는 이민자를 추방하며,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는 민주주의 체제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시민이 평화롭게 시위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는 맨해튼 도심 곳곳을 행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규탄하는 피켓을 높이 들었다. 한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아래 '이민세관단속국(ICE)=트럼프의 게슈타포'라고 적힌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었다. 불법이민 단속을 담당하는 ICE를 나치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빗대 인권 탄압의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참가자는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 얼굴에 엑스(X) 표시를 하고 '노 킹스'라는 문구를 쓴 피켓을 들기도 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할렘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할렘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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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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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위를 앞두고 텍사스, 버지니아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에 대비해 주방위군이 배치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에서도 시위가 평화롭게 마무리됐으며, 체포된 시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NYPD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그가 전투복을 입고 '킹 트럼프(King Trump)'라고 적힌 전투기를 몰며 시위대 위로 대량의 갈색 오물을 투하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위대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으로 비쳐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킹스 시위가 열린 지난 18일 녹화돼 19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를 왕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셧다운을 계기로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민주당 프로그램(예산)을 삭감할 것"이라며 "그들은 내가 공화당이 결코 원치 않는 공짜 복지 프로그램을 없앨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LA, 시카고에 이어 주방위군을 배치할 다음 타깃은 샌프란시스코가 될 것이라고 예고해 논란을 더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노 킹스 시위로 표출된 민심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치안 유지 목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한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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