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 성장…2030년 512조원 예상
유행 민감한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거래
전 세계 중고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며 300조원 규모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가격이 연일 인상되자 '가성비'와 '희소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중고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는 미 CNBC 방송의 18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CNBC 방송은 "국제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패션·명품 시장이 연간 약 10%씩 성장하며, 이는 신제품 시장 성장률의 3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약 2100억달러(한화 약 299조원)로 추산되는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3600억달러(약 5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소비자 7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가 중고 명품 구매의 주된 이유로 '적당한 가격'을 꼽았다고 밝혔다. 또한 단종된 모델을 다시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중고 시장의 강점으로 평가됐다.
한 중고 명품 거래업체 관계자는 "유행에 민감하지만 지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중고 명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다시 되파는 순환 소비 형태가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품 브랜드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은 이같은 중고 시장 성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Delvaux)'는 지난 1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 시계·주얼리 업계도 줄줄이 인상을 예고했다.
아울러 '오메가(Omega)'는 오는 11월 전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릴 계획이며, '불가리(Bvlgari)'는 올해만 세 번째 인상에 나선다. 같은 그룹의 '티파니앤코(Tiffany & Co.)' 역시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인상 추세에 따라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샤넬도 한국시장에서 지난 6월 가격을 올렸다. 인상 목록에는 클래식 백 등 대표 제품도 포함됐다. 샤넬의 인상 조치는 국내에서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전문가들은 명품의 희소성과 투자 가치가 부각될수록 중고 시장의 확장세가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CG는 "젊은 소비자들의 친환경적 소비 의식과 리세일 문화가 맞물리면서 중고 명품 시장이 향후 럭셔리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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