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장 대기부담 사실상 없는 셈
위화감 조성 이유로 韓은 미도입
"병원·학교에도 프리미엄 서비스"
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 승객을 위한 우선 탑승절차나 기내 고급좌석은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런 프리미엄 개념을 공항 차원에서 도입한 곳이 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은 패스트트랙을 비롯해 공항 라운지와 버기(짐 이동용 운송 차량) 같은 서비스를 담은 '이가(iGA)패스'를 지난해 중순부터 운영해 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후 이스탄불공항에서 iGA패스를 이용해 패스트트랙 대기시간을 측정해 보니 총 2분15초가 걸렸다. 우리나라와 달리 이스탄불공항은 공항에 들어갈 때부터 보안검색 절차가 있는데 짐을 검사대에 올려놓기까지 20초간 대기했다. 출국심사는 앞사람 심사가 끝나는 데 17초 걸렸고, 기내 반입 수하물 보안검색은 대기줄 앞에 3명이 있어서 1분48초 동안 기다렸다.
이스탄불공항에 파견된 홍서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차장은 "패스트트랙 대기시간은 최대 5분"이라며 "iGA패스 구매자인지 QR코드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있고 패스트트랙 이용객이 몰릴 수도 있어서 조금의 기다림은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이 붐빌 때 보안검색만 약 3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대기 부담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iGA패스는 이스탄불공항 건설과 운영을 맡은 민간 컨소시엄 'iGA'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출국심사와 기내 반입 수하물 보안검색 절차에서만 패스트트랙을 이용하면 27유로(4만4823원), 전체 패스트트랙·라운지·버기를 모두 이용하는 일일 패키지는 110유로다. 면세점 할인, 이용자 추가, 도심 셔틀버스, 발렛·주차 같은 서비스를 더한 연간 패키지는 499~999유로로 구성됐다.
유료 패스트트랙은 이스탄불공항 외에도 싱가포르 창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튀르키예 이스탄불, 암스테르담 스키폴 등 주요 공항에서 운영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국민 여론을 이유로 도입을 못 하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다른 승객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최근 외국인 기업인의 입국심사에 한해 일부 도입했다"고 했다.
아이든 베르킨 셴튀르크 iGA 마케팅 스페셜리스트는 "튀르키예는 병원이나 학교에도 이미 프리미엄 서비스가 있다"며 "이스탄불공항의 경우 교통약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패키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한 구조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이스탄불=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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