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출신 문혁수, 후배들 찾아 리더십 특강
"시대 요구 따라 전문성 역량 전환할 수 있어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걸어온 여정에서 정립한 경영 철학을 소개하며 '피벗(Pivot·전환)' 역량을 미래 혁신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19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문혁수 대표는 지난 17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을 진행했다.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학·석·박사 과정을 모두 카이스트에서 수료한 문 대표는 학교에서 회사로, 엔지니어에서 사업가로 커리어를 전환하며 카이스트 졸업생들 사이에선 흔치 않은 길을 개척해 왔다. 문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거워했던 성향이 학교에서 회사로, 엔지니어에서 경영자로 커리어를 지속 전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엔지니어에서 경영자로 커리어 전환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열심히 개발해도 제품을 고객에게 제대로 팔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고객을 직접 만나 이해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했다.
엔지니어에서 사업가의 길을 걷기까지 문 대표의 커리어를 관통해온 핵심 가치는 이른바 피벗, 즉 전문성 전환에 관한 철학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으로 전문성을 확대하며 개인 또는 조직이 갖고 있는 역량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뜻한다.
문 대표는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피벗할 수 있었던 건 한 가지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카이스트 교수님들 영향이 컸다"며 "급변하는 세상에서 유연성을 잃지 않고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경영인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피벗 역량은 그가 이끄는 LG이노텍의 미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문 대표는 이어 "기업도 사람도 그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피벗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한다"며 "LG이노텍도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로보틱스, 우주·항공 등 원천기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미래사업을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특강에서 문 대표가 강조한 또 다른 키워드는 '가치(Value)'다.
문 대표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 기술 개발을 꿈꾸지만, 시장의 니즈를 등한시한 신기술은 결국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반대로 시장의 페인 포인트를 처음 해결해낸 기술이라면 시장의 판을 흔드는 고부가 혁신 기술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LG이노텍과 같은 기업간거래(B2B) 제조기업은 가격이 아닌 차별화된 가치로 시장에서 승부해야 한다는 게 문 대표의 철학이다. 그는 "동일한 기술일지라도 고객의 요구로 인해 개발한 기술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선(先) 제안해 먼저 개발한 기술의 가치는 확연히 차이 날 수밖에 없다"며 "차별적 고객가치가 곧 우리 기술을 명품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했다. 이어 "선제적(Proactive) 마인드로 고객의 니즈를 한발 앞서 센싱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해 LG이노텍만의 가치로 시장을 압도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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