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여파 속 왕실 부담 인정
의혹은 강력 부인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남동생인 앤드루 왕자(65)가 '요크 공작'을 포함한 모든 왕실 작위와 명예 칭호를 내려놓기로 했다고 복수의 영국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제기돼온 성추문과 관련된 논란이 왕실의 공식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앤드루 왕자는 성명을 통해 "나에 대한 지속적인 의혹이 국왕과 왕실 전체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작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
앤드루 왕자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의 차남이다. 과거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엡스타인이 고용한 여성 직원이었던 버지니아 주프레는 자신이 17세였던 당시 앤드루 왕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이 사건은 법정 밖 합의로 마무리됐으나,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주프레가 남긴 회고록이 사후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그 안에는 앤드루 왕자가 자신에게 성적 접근을 당연시했다는 주장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회고록의 일부 내용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끊었다던 앤드루 왕자가 이후에도 이메일 등을 통해 연락을 지속한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은 커졌다. 지난해에는 중국계 사업가와의 사적인 접촉이 공개되며 국가 안보 문제로까지 확대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앤드루 왕자는 요크 공작, 인버네스 백작, 가터 기사단의 왕실 기사 등 모든 왕실 작위를 공식적으로 반납하게 된다. 다만, 태어날 때부터 부여된 '왕자' 칭호와 왕위 계승 순위(8위)는 유지된다. 그는 윌리엄 왕세자와 그의 세 자녀, 해리 왕자와 그의 두 자녀에 이어 여전히 계승권을 갖고 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19년 이후 모든 왕실 공무에서 물러났으며, 2022년에는 군 직책과 왕실 후원자 직함도 회수된 바 있다. 이번 작위 포기 선언은 그간 제기돼온 비위 의혹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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