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서울 전역 토허구역 지정
집 사면 무조건 실거주 의무
갭투자 통한 전세 공급 감소
갱신요구권 활용 움직임 증가
"지금 전세는 없고 반전세나 월세만 있어요. 재계약을 하거나 임대차 계약 갱신요구권을 쓰는 사람이 많아 매물이 잘 안 나오네요."(서울 마포구 용강동 A공인)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매물이 나오면 바로 계약이 되고 있습니다."(동작구 상도동 B공인)
20일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을 사게 되면 실거주를 해야 해, 갭투자로 인한 전세 매물 공급이 확 줄어들게 됐다. 공급이 줄면 전셋값은 상승하게 된다.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월세 시장으로 밀려나는 등 주거 불안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마포·동작·성동구 등 공인중개소들은 가을 이사철로 전세 수요가 많은 가운데, 토허구역 추가 확대 등 10·15대책이 나오면서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만 아파트 등을 구입해야 한다. 구입한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을 수 없게 되면서 전세 물량은 줄게 된다. 강남3구와 용산구에 이어, 서울 전역으로 토허구역이 확대 지정되면서 전세 가뭄 여파도 다양한 지역에 걸쳐서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규제로 전세대출 한도가 준 것도 월세 가속화를 견인할 전망이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1주택자의 경우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되고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갱신요구권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보증금 또는 월세를 상승폭을 5%로 최소화하면서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요구권 청구는 3만6851건으로 전년 동기 1만6136건보다 2.3배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한 번뿐인 갱신요구권 사용을 미루기 위해 당장 보증금이 오르더라도 재계약을 택하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 4100가구, 2년 뒤 1만가구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전세값 급등기가 찾아올 때 갱신요구권을 쓰기 위해 대비하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4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하기 위해 당장 전세금을 높여주더라도 재계약을 택하려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갭투자가 사라져 전세 공급이 줄면 여파로 월세 시장으로 떠밀리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갭투자가 막혀도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으면 상관없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전세 계약을 하고 싶은데 보증금은 오르고 전세 대출에 제약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반전세나 월세 계약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관측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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