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대비 개념 담은 '레디코어'
'갓생' 보다 진화한 의미 담겨
AI의 급속한 발전이 영향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삶을 미리 대비하고 계획하려는 젊은층이 많아지면서 준비(Ready)와 핵심(core)을 결합한 신조어 '레디코어'가 등장했다. 지금까지 하루를 성실한 루틴으로 채우는 '갓생'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그 범위를 인생 전체로 확장해 예기치 못한 변수나 불안정한 미래 상황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AI가 일상 위협할 것"…미래 불확실성 ↑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글로벌 탤런트 페어'(Global Talent Fair)' 를 찾은 취업 준비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조용준 기자
최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 내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 중 하나로 '레디코어'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저서에서 "레디코어 세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생에서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삶에 대한 주도권을 완벽하게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패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보다, 철저한 사전 대비를 통해 미래를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러한 성향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더욱 두드러진다. '자기주도학습 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은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실행하는 데 익숙하다.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부업·재테크 등 실질적인 자기계발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 자격인 '기능장'을 취득한 2030세대는 지난해 2020년 보다 약 1.5배 증가하기도 했다. 데이터분석 도구 엑셀(Excel)이나 AI(인공지능) 기반 워크스페이스 플랫폼 노션(Notion)으로 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면접 전 AI를 활용해 가상 면접을 연습하는 것도 레디코어의 사례로 꼽힌다.
마케팅 회사에 근무하는 정모씨(29) 또한 퇴근 후 시간을 쪼개 공부하며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요즘엔 뭐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자격증을 따고 나니 마음이 한결 놓이고, 성취감도 있었다. 지금 직장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대비는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레디코어 신조어가 생기게 된 배경에는 사회적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경기 불안정과 함께 AI의 급속한 발전이 맞물리면서 젊은층의 미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AI가 취업 문을 좁히는 것은 물론, 기존 일자리조차 위태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가 지난 5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기술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0.6%)이 "10년 내 AI가 직업이나 일상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17.5%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즉, 성인 10명 중 7명(68.1%)이 AI가 자신의 일상과 일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인식한 것이다.
놀 때도 계획은 필수…식당 예약 앱 사용자 급증
불확실성을 대비하려는 태도는 여가 영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즉흥보다는 미리 식당이나 전시회 등을 예약하는 등 계획 중심의 분위기가 강해졌다. 직장인 손모씨(29)는 "요즘 인기 많은 팝업스토어나 식당은 무조건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며 "예약 안 하고 가면 2~3시간 대기가 기본이라 시간이 아깝다"고 했다.
'시간 관리'와 '효율'에 대한 인식이 강화하면서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시간 앱·결제 기반 분석 솔루션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주요 식당 예약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91만 명으로 3년 전(102만 명) 대비 1.8배(185%) 증가했다. 특히 '캐치테이블'은 8월 기준 250만 이용자를 달성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3년 새 이용자 수가 5배 늘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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