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기밀 유출…총리실이 보고 후 덮어"
블룸버그 "中, 10년간 영국 정부망 상시 접근"
英 정부 "핵심 보안망 침해된 적 없다" 반박
중국이 오랜기간 영국 정부의 서버의 기밀 정보를 해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간 더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중국이 수년간에 걸쳐 방대한 양의 민감한 기밀 정보를 취득했다고 보리스 존슨 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도미닉 커밍스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커밍스 전 실장은 '벙커'로 불리는 총리실 안보실에 안보 침해가 발생했고 최고 등급의 기밀까지도 유출됐지만 2020년 존슨 당시 총리가 이를 보고받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비로 분류됐고 다른 외국 기관이 통제하면 극도로 위험한 비밀 자료가 방대한 양으로 영향을 받았다"며 "정보기관발 자료 등 정부가 기밀을 유지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대단히 심각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와 토머스 투건하트 전 내무부 안보 담당 부장관도 정부의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넘어갔다는 증거가 있다고 확인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해커들이 최소 10년에 걸쳐 영국 정부 서버에 있는 중간 또는 낮은 수준의 기밀 정보에 일상적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전직 고위 안보 관리들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노출된 정보에는 '공무상 민감', '기밀'로 표시된 자료나 정부 보안망에 있는 자료도 있다. 정부 정책 수립 과정이나 비공개 통신, 외교 채널에 관한 기밀 정보도 포함됐다고 한다.
영국 내각부 대변인은 "가장 민감한 정부 정보를 전송하는 시스템이 침해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016∼2020년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센터장을 지낸 키어런 마틴은 BBC방송에 "이런 일은 NCSC가 이끌어야 할 사안인데, 그런 조사는 없었다"며 "중국이 지속적이고 심각한 사이버 안보 위협이긴 하지만 2020년까지 그들(중국)이 이런 완전한 맞춤형 시스템(정부 기밀 정보망)에 침투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국내 정보당국인 안보국(MI5)은 지난 13일 공직자들에게 보낸 지침에서 "영국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으로부터 장기간 전략적인 외부 간섭과 간첩 활동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에 해를 끼치려 한다"고 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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