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능유적본부장 "신중하게 판단 못해"
국가유산청장 "필요시 수사 의뢰"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논란과 관련해 국가유산청 관계자들이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이재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은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의 요청이 있더라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부 인사들과 함께 차담회를 열어, 국가유산 사적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양문석 의원은 "종묘 관리와 사용 허가 권한을 가진 궁능유적본부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난해 국감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했고, 거짓 보고와 위증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종묘 사용료를 왜 부과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이 본부장은 한동안 답변을 미루다가 "망묘루만 사용했을 때는 약 150만원 정도"라고 답했다.
임오경 의원은 당시 조선 왕실의 신주를 모신 영녕전 신실이 개방된 사실을 언급하며 "후손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본부장은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실 한 곳의 문을 열었지만, 내부까지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일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종묘 차담회는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와 별개로 필요하다면 자체적으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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