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 10월 경제동향 발표
전달 '경기 부진 완화' 표현 이달엔 빠져
소비 나아지지만 장기 한파 건설업 발목
미·중 갈등 다시 부각…통상 여건 우려
최근 소비 부진이 완화하고 있지만 건설업 장기 침체가 경기 회복에 있어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점은 경기 하방 위험 요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2025년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위축으로 낮은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전달의 경우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는데, 이달에는 경기와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이 빠졌다.
KDI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됐는데 이번 달에는 부진이 완화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기가 더 나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에는 소비가 나아지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면, 이달에는 건설업이 안 좋아지면서 흐름이 그대로 유지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KDI는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전산업생산 증가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고용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둔화한다는 게 KDI 설명이다. 지난 8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개선에도 건설업 부진이 심화하면서 0.3% 감소한 바 있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17.9% 줄어 전달(-14.0%)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3만2000명 줄며 전달(-9만2000명)보다 감소 폭이 컸다.
건설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건설기성은 17.9% 감소했다. KDI는 최근 일부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면서 건설기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축 수주 개선세는 지속하나 건축 착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했다.
승용차 소매판매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자동차 생산이 급증, 제조업 지표가 개선된 점은 긍정 요인이다. 여타 소매판매도 시장 금리 하락세와 정부 지원 정책 등으로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소매판매액은 0.5% 줄었지만 "계절조정 소매판매액의 완만한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게 KDI 진단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110.1)도 비교적 높았다. KDI는 소비 개선세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물가 안정 목표(2%) 내외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1% 오르며 8월(1.7%)보다 상승 폭을 키웠지만 7월(2.1%)과는 같은 수준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를 유지, 기조적인 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KDI는 "소비 여건의 개선세는 향후 수요 측 물가 하방 압력을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 등은 경기 하방 위험 요인이다.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에 대한 고율 관세가 지속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 등의 영향으로 12.7%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6.1% 감소해 전월(5.7%)보다 부진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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