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남부면과 동부면 일대에 조성될 거제남부관광단지 개발 추진을 놓고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환경단체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가 거짓으로 작성됐다며 사업의 원천 무효를 요구했다.
단체는 "관광단지 지정을 위한 전략환경평가가 거짓으로 확인된 이상, 관광단지 지정은 원천 무효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행정계획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개발승인을 위한 행정절차를 계혹하는 건 불법의 탑을 계속 쌓은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경남도와 거제시는 전략환경평가를 재평가하고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 무효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취소와 재평가로 책임을 다하라"고 했다.
앞서 이 단체는 사업 부지에 포함된 노자산 일대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서식지라는 점을 들며 개발 반대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맞서 거제 남부면 주민을 중심으로 한 거제남부관광단지추진위원단은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고령화와 인구감소 위기 속 지역소멸을 막고 주민 생존을 지탱할 대안이라며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남부면은 거제 동남쪽에 위치해 고산준령의 험한 산세로 접근이 어려운 오지 중의 오지로 대대로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왔다"며 "젊은이가 떠나가고 마을을 텅 비어가는 이 절박한 현실 속에 관광사업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환경과 공존하고 문화, 자연, 주민이 함께 살아 숨 쉬는 지속 가능한 거제형 남부관광단지 모델을 원한다"라며 "보존이란 명분 아래 현실을 외면하고 발전의 발목을 잡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지역민 의지와 동떨어진 외부 환경단체와 일부 불순세력이 결탁해 주민 삶과 미래를 흔들고 있다"며 "경남도와 거제시는 외부 환경단체와 비전문가들의 일방적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남부면을 체류형 관광 거점지역으로 조속히 승인해 올해 안에 착공이 이뤄지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민간자본 4227억원을 들여 거제 남부면 탑포리와 노자산이 있는 동부면 율포리 일대 369만3875㎡에 골프장 27홀, 호텔, 콘도 등 휴양시설과 해양스포츠 체험장, 운동 및 문화시설, 종합쇼핑몰 등을 2031년까지 짓는 사업이다.
경남도는 2019년 남부관광단지 예정지 369만㎡를 관광단지로 지정·고시했다.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지난 8월 공익사업 인정 심의에서 이 사업의 공익적 목적과 시급성을 인정하면서 보상 협의 취득률 상향, 공공 기여 방안 구체화 등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경남도는 이 조건들을 이행하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도 조성계획 승인 과정에서 반영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낙동강유역환경청 거짓부실전문검토위원회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분야 중 자연 생태 조사 분야에서 실제 조사를 나간 인원과 평가서에 기록된 인원이 다른 점이 드러났다.
이에 낙동강청은 환경영향평가 용역업체 책임연구원이 현장 조사에 나가지 않았으나 참가한 것처럼 표기된 부분이 거짓 작성됐다고 의결했다.
다만 일부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거짓일 뿐,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부실하거나 거짓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재평가 여부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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