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상 취약 자영업자 대출잔액, 2015년比 3.7배↑
자영업 대출구조, 40·50대 중심서 70대 중심 역전
70대 이상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대출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업을 이어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은퇴자금이 부족한 고령 자영업자들이 이중 부담을 지고 있어, 정부의 맞춤형 부채 경감 프로그램과 금융·복지 연계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70대 이상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대출 잔액은 3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10조원에서 10년 만에 3.7배 증가한 것이다.
한은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는 40대(12조1000억원), 50대(10조8000억원), 70대 이상(10조원) 순으로 대출 규모가 컸다. 그러나 2025년 2분기에는 70대 이상이 역전해 37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50대와 40대는 각각 34조6000억원, 27조7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대출 비중 역시 70대 이상이 24.4%에서 28.7%로 4.3%포인트 상승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 또한 2015년 142만명에서 지난해 210만명으로 증가해 전체 자영업자의 37.1%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 이상이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여러 금융기관에서 다중채무를 갖고 있으면서, 소득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가 664점 이하로 낮은 자영업자를 말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면서 연체율 상승과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등 금융 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사업을 이어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은퇴자금이 부족한 고령 자영업자들이 이중의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0대 이상 자영업자의 부채 급증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노후·고용·금융구조 전반이 흔들리는 복합적 위기"라며 "정부는 채무 조정·이자 경감 등 맞춤형 부채 경감 프로그램과 금융·복지 연계 시스템 구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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