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경기 12곳 '토허제·규제지역'으로
민주 "정부 대책 뒷받침…효과 지켜봐야"
국힘 "청년·서민 죽이기 대책…문재인 시즌2"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를 두고 여야의 기류는 신중론과 우려로 엇갈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부동산 대책을 '문재인 정권 시즌2, 집값 폭등 시즌2'로 규정하고 "집값을 잡는 대책이 아니라 집값을 망치는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거래 과정에서 각종 제약을 두게 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의 경우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낮췄다.
장 대표는 "부동산 정책을 경제의 한 축이 아니라 투기와 폭탄 돌리기로 생각하는 좌파 정권의 삐뚤어진 인식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31전 31패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완전히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출 규제는 고가 주택 수요자에게는 별 영향이 없기 때문에 서민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규제인 '토허제 끝판왕'을 통해 무주택자 주거 사다리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중과, 장기보유 특별공제 배제 등 각종 세제상 불이익이 생기는 만큼 전세의 월세화나 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처럼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는 셈"이라고 짚었다.
야당은 주택 공급 대책이 빠져있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민간 중심의 재개발·재건축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야권 관계자는 "강력한 규제로 이번 정부에서 주택 공급은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젊은 층의 자산형성 기회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치적 여파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중한 표정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는 이번 부동산 정책 성과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일단 시장 반응을 살피는 분위기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토허제를 한다고 거래 자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가 대책을 세웠으니 조치가 잘되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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