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 안보 이유로 한화오션 美 자회사 제재
이달 말 경주 정상회담 앞두고 미·중 기싸움 격화
정면 충돌·유화 제스처 오가며 증시도 냉온탕 반복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다. 중국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을 이끌고 있는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를 제재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양국이 이달 말 경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면 충돌과 유화 제스처를 동시에 주고받으면서, 증시 역시 냉온탕을 오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4.16포인트(1.09%) 하락한 4만5563.42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4.5포인트(1.27%) 내린 6570.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5.766포인트(1.88%) 미끄러진 2만2268.841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자국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과의 거래·협력을 금지한다고 밝표했다. 중국은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가 미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에 협조하고 지지하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 자회사를 제재하는 것은 취약한 경제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중국이 "다른 모든 나라들을 함께 무너뜨리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중국의 조치는 미·중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중국 해운사와 조선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통해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추가 관세와 입항 제한 조치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반발하며 미국 선박에 특별 입항료를 부과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면서, 증시 역시 주요 발언이나 조치가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반발해 다음 달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뉴욕증시는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조달러 날아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중국을 도우려는 것이지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자, 하루 뒤인 13일 뉴욕증시 3대지수는 1~2% 이상 상승했다.
월가에서는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롬바드 오디에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경제 수석은 "이번 급격한 반전을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으로 시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어닝 시즌에 돌입한 미국 금융회사들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은 3분기 매출이 471억2000만달러, 순이익이 143억9000만달러(주당순이익(EPS) 5.07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매출 454억달러, EPS 4.84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 역시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가 실적 호조에도 엇갈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웰스파고는 2.88% 오르고 있는 반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3.61%, 4.98% 하락세다. 기술주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3.96%, 오라클은 4.19% 하락 중이다.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내린 4.03%,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일 보다 2bp 하락한 3.49%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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