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4대 금융지주 순익 5조원 육박
가계대출 증가폭 둔화에도 수익성 방어
시중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 3분기에도 5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기, 초강력 가계부채 대책으로 이자 이익 성장세 둔화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리를 제한적으로 낮추면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에 이어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할 것으로 보여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7~9월) 연결 기준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4조8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조9720억원에 비해 3.13% 감소한 수준이지만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대출성장률 둔화를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 폭은 1조19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증가액(3조9251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며 올해 들어 가장 증가 폭이 컸던 지난 6월(6조7536억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올해 들어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던 1월을 제외하면 가장 작은 폭이다.
그런데도 4대 금융지주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리를 제한적으로 낮춰 순이자 이익을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축소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해 NIM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비이자이익 역시 금융지주의 실적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금융지주들의 실적은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NIM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며 우수한 성과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신용카드 관련 수수료 부진에도 불구하고 증시 호황에 따른 증권 자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및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 성장이 예상되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5조7132억원으로 지난해 5조286억원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조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지주 역시 연간 순익 전망치가 5조523억원으로 전망되면서 '5조클럽' 진입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는 4조458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4조클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3조78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의 하방이 이어지지만 수신금리가 더 빨리 내려 조달 부담이 줄면서 예대마진은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며 "상반기에 고성장했다면 하반기에는 완만한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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