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여백 가득 메운 주민들 응원 메시지
"우리 모두 울면서 자랐습니다", "공주님 마음껏 울어요"
아기의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을 걱정하며 남긴 부부의 편지에 이웃들이 되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느 아파트의 따뜻한 축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손편지 사진이 담겼다.
이 편지를 작성한 부부는 "유난히 덥고 힘들었던 여름 모쪼록 잘 지내셨는지요"라고 인사한 뒤 "다름 아니라 지난 9월12일 우리 집에 선물처럼 아기 천사가 태어났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요즘 아기와 같이 생활하면서 이게 무슨 의미인지 온몸으로 체감 중"이라며 "저희 부부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곤 한다"고 육아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른 아침, 늦은 시간에 혹 시끄럽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너그러이 이해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그리고 미리 죄송하다.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부부는 "사랑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키우겠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해지시길 바란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 울면서 컸다" 응원 릴레이
이 편지를 본 주민들은 종이 여백에 축하와 응원의 글을 적었다. 주민들은 "축하해요. 건강하게 키우세요" "17층 사는 사람인데요, 괜찮아요. 아이가 잘 크길 바랄게요" "아기 예쁘게 키우세요. 파이팅!" "공주님 마음껏 울어요" "고되지만 행복한 여정이 시작됐네요. 두 분, 아니 세 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아기는 천사예요. 아기 울음소리가 귀한 요즘이다" "아기가 울어야 나라가 삽니다! 아자!" "우리 모두 울면서 자랐다" 등 글을 남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맞아. 아기는 원래 우는 거였어. 온라인엔 혐오만 가득해서 잊고 있었네" "우리도 모두 누군가의 배려로 성장했다는 걸 잊지 말길" "평범하고 일상적인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마저 사라진 세상에서 보기 드문 훈훈한 모습"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 "사람 냄새가 나서 참 보기 좋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만 넘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훈훈한 이웃들. 저 아파트 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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