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2.1조, 매출액 86조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31.8%↑
삼성 "메모리 업황 개선 영향"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2조원을 돌파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2022년 2분기 14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거둔 것이다. 매출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서막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은 86조원으로 8.7% 늘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시장에선 매출 84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번 수치는 잠정치로, 세부 사업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3분기 깜짝 실적의 중심에는 메모리 사업이 있다. 범용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HBM3E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AI 확산으로 촉발된 고성능 메모리 수요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슈퍼사이클'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황이 좋아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많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D램과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확대, HBM3E 판매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부문도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 흐름을 더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이 개선돼 적자 폭이 줄었고 레거시(성숙) 공정 수주 확대와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양산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2조원대에 달했던 시스템반도체 부문 손실은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와 비메모리가 나란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 회복 국면에서 다시 체력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온다.
모바일 부문은 폴더블폰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 Z폴드7·Z플립7 시리즈는 국내 사전판매 104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폴더블 시리즈 최고치를 세웠고 미국에서도 시리즈 중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MX(모바일경험)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조심스럽다. AI 서버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관세리스크 등 글로벌 변수가 적잖기 때문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패권 경쟁 속 데이터센터 수요 중심이 옮겨가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6년을 정점으로 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을 비롯해 미·중 갈등 심화,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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