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슘페터리언' 노벨경제학상 수상
하윗 교수, 美브라운대서 하 수석 박사 논문 지도
하 수석, '슘페터리언 성장론 전공한 케인지언'…이재명 정부 정책에 영향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등과 함께 손꼽히는 '슘페터리언'이다. 슘페터리언은 이른바 지속 성장의 기반으로 '창조적 파괴(기술 혁신)'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설명하는 '조지프 슘페터'의 이론을 추종하는 학자들의 그룹을 의미한다.
하윗 교수의 경우 이재명 정부 첫 경제성장수석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하준경 수석의 박사 논문을 지도한 인연이 있다. 하 수석은 한국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친 이후 2003년부터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갔고, 하윗 교수는 마지막까지 논문을 지도해 준 스승이다.
13일(현지시간) 노벨위원회는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성장의 정체가 일반적"이었다"며 "이번 수상자들은 기술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지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존 하슬러 노벨경제학상위원회 위원장은 "경제성장을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는 점을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면서 "창조적 파괴의 메커니즘에 따라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학계에 '창조적 파괴'라는 용어를 전파한 슘페터는 기업가 혁신이 새로운 상품·기술·조직을 만들어 기존 산업과 기업을 무너뜨리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낸다고 봤다. 이 이론을 따른 하윗 교수와 아기옹 교수는 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성장이 어떻게 경제 성장으로 연결되며, 이를 위해 어떠한 사회적 기반이 필요한지를 연구해왔다. 이들 두 경제학자는 1992년에는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통한 성장 모형'을 발표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슘페터주의는 이재명 정부 정책에 지속해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논문 지도를 받은 하 수석이 스스로를 '슘페터리언 성장론을 전공한 케인지언'이라고 소개해온 만큼,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론을 성장정책에 상당 부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하 수석은 지난 2007년 '화폐, 신용, 은행 저널'에 '생산성과 연구개발(R&D)의 추세에 대한 회계 분석: 준내생적 성장 이론에 대한 슘페터식 비판'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하윗 교수와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이재명 정부는 내년 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19.3% 늘어난 규모다.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예산만 10조원을 책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K-R&D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과감한 R&D 투자가 미래 전략산업 육성으로 연결되는 '기술주도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면서 "혁신의 열매를 지역과 국민이 고르게 나누는 '모두의 성장'도 실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모키어 교수는 혁신 주도 경제 성장을 설명한 경제학자로 노벨위원회는 "기술의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서장의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경제학상 수상자를 마지막으로 올해 발표를 마무리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