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주도 '벽돌쌓기식' 예산 조정
윤석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책정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실상 배제된 채 대통령실에 끌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배경훈 과기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경훈 과기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상목 당시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주요 R&D를 10조원으로 삭감하라고 한 사실을 인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초부터 R&D 예산 삭감 과정 조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TF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당시 최 수석이 R&D를 10조원으로 맞추라고 지시했다. 이는 2008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애초 과기정통부가 전년보다 6000억원 증액한 25조4000억원 규모의 주요 R&D 예산을 마련했는데,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원점 재검토를 지시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주요 R&D 예산 10% 이상 구조조정하는 대상 절감 재원을 재투자하는 내용으로 'R&D 카르텔 혁파 및 꿈의 R&D 대전환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후 최 수석이 10조원을 기반으로 타당성 있는 예산을 하나하나 더해가는 '벽돌쌓기' 방식의 증액을 주도했고, 같은 해 7월 20일 열린 대통령 주재 용산 내부 토론회에서 대통령실은 17조4000억원으로 주요 R&D 예산을 만들 것을 통보했다. 이후 과기정통부의 필요성 설득으로 21조5000억원 규모 주요 R&D 예산이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배 부총리는 "벽돌 쌓기로 진행하고 주도한 것은 경제수석으로 알고 있다"며 "R&D 삭감으로 피해 본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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