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흡연 인구 12억명…여성 금연 속도 빨라
전 세계 흡연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성인 5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흡연 인구는 2000년 13억8000만명에서 2024년 12억명으로 줄었다. 특히 2010년 이후 흡연 인구가 1억200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자담배 이용자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WHO는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전자담배 사용 규모를 추정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 사용자는 1억명을 넘어섰고, 대부분 고소득 국가에 거주한다. 전자담배를 쓰는 성인은 약 8600만명, 13~15세 청소년은 최소 15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에티엔 크루그 WHO 건강결정요인·증진·예방 국장은 "전자담배는 새로운 형태의 니코틴 중독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 년간 이어온 금연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정부가 보다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는 담배산업이 전자담배, 니코틴 파우치, 가열식 담배 등 신형 제품을 출시하며, 청소년층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제품들이 '무해한 대체품'으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세대의 니코틴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남녀 모두 흡연율이 꾸준히 감소했고, 특히 여성의 금연 속도가 빨랐다. 남성은 흡연율이 2010년 41.4%에서 2024년 32.5%로 5분의 1 가량 줄었다. 반면 여성은 2010년 11.1%에서 6.6%로 흡연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만, 동남아시아의 경우 남성 흡연율이 2000년 70%였지만, 2024년 3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아프리카 지역은 흡연율이 9.5%로 가장 낮아 목표 달성 궤도에 올랐지만, 인구가 늘면서 절대적인 흡연자 수는 여전히 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은 2024년 흡연율이 14% 수준으로 감소했다.
유럽은 여전히 가장 높은 흡연율을 기록했다. 2024년 성인 흡연율은 24.1%이며, 여성 흡연율도 17.4%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WHO는 전자담배를 포함한 신형 니코틴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와 청소년 대상 마케팅 금지를 촉구했다. 또한 담뱃세 인상, 광고 전면 금지, 금연 치료 서비스 확대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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