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 여름방학 캄보디아 방문
납치 감금된 韓 10여명 구출됐지만 대학생은 사망
통화 2주 뒤 숨진 채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취업알선 사기와 납치·감금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경북 출신의 한 대학생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한달이 넘게 시신조차 인도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안동문화방송은 최근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던 한국인 10여 명이 캄보디아 경찰에 구출됐지만 한 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며 숨진 청년이 경북 예천 출신 20대 대학생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 7월 가족에게 여름방학을 맞아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떠났다. 하지만 일주일 뒤 그의 번호로 걸려 온 국제전화는 낯선 중국 동포 말투의 남성이 했다. 이 남성은 A씨를 한국에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가족은 주 캄보디아 대사관과 우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일단 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대사관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위치와 사진 등을 보내 신고하라고 안내했지만, A씨가 어디에 감금돼 있는지도 한국의 가족들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 사이 협박범과 A씨와의 통화도 나흘 만에 끊겼다. 결국 2주 뒤 A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이 밝힌 사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A씨의 최종 위치는 한국인들이 대거 감금돼 있던 캄보디아 캄폿주의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으로 추정됐다. A씨는 사망한 지 40일이 넘도록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그 외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경북경찰청과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각각 A씨가 캄보디아로 가게 된 경위와 그를 감금한 범죄조직을 수사하고 있다.
캄보디아 납치 감금 피해 신고는 2023년 17건에서 올해 7월 기준 251건으로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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