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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오빠' 부르지 말라는 北…"비굴하고 간드러지고 역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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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문화어 외 금기시
남한 억양은 비굴하고 역겹다 규정

북한 내부에서 '평양문화어' 사용을 철저히 지키자는 주장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고 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기존 표준어 대신 남한식 표현이나 외래 말투가 퍼지는 현상을 경계하며 언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각 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리는 '충성의 편지'를 채택하는 군중대회를 열었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각 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리는 '충성의 편지'를 채택하는 군중대회를 열었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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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최근 발간한 언어학 전문 잡지 '조선어문' 최신호에는 김일성종합대학 언어학부 김영윤 부교수의 논문이 실렸다. 해당 논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밝히신 언어생활에서 이색적인 요소를 쓸어버릴 데 대한 사상의 정당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언어 관련 지침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부교수는 "모든 사회 성원들은 한마디의 말을 하고 한 편의 글을 써도 이색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고 평양문화어를 기준으로 하여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색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도덕성과 문화 수준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평양문화어의 가치를 강조하며 "평양문화어는 주체성과 민족성이 철저히 구현된 우리 민족의 고귀한 사상정신적 재부"라고 평했다. 이어 "우리의 고유한 예의범절에 저촉되는 비문화적이고 이색적인 언어표현은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고상하고 문명한 언어생활 기풍을 확립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어의 우수성을 부각하며 "우리말처럼 말소리가 유창하고 복잡한 사상과 섬세한 감정, 사물 현상의 미세한 차이까지도 잘 나타낼 수 있는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 언어는 없다"며 "이렇게 우수한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 쓰지 않고 우리식이 아닌 이색적인 요소들을 사용한다면 우리 민족어의 우수성을 고수하고 빛내여 나갈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언어 순결성 문제는 단순한 말의 문제가 아니라 사상과 체제를 보호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양문화어의 순결성을 고수하는 문제는 언어의 민족성을 지키고 순결성을 고수해나가는 사업인 동시에 우리의 사상과 문화, 우리의 제도를 지키는 사업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23년, 남한식 표현을 '괴뢰말 찌꺼기'로 규정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을 범죄로 간주하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남한 드라마에서 유행한 '오빠'라는 호칭 사용도 금지 대상이다. 또한 남한식 억양을 '비굴하고 간드러지며 역스럽게 말꼬리를 길게 끌어서 올리는' 것으로 묘사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외부 콘텐츠의 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한다. 특히 영상물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남한 말투가 일상어에 스며드는 현상을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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