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요코하마서 개막한 바이오재팬 2025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우시 등 韓中日 CDMO 기업 참가
엔허투 등 신약 개발 능력 입증한 日 바이오
항체·ADC·mRNA 등 공략 본격화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에서 한·중·일 CDMO(위탁개발생산) 대표 기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8일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컨벤션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전시회에는 전 세계 기업·연구기관 1200여 곳이 참가해 전년(1052곳)보다 규모가 커졌다. 한국도 전시·미팅을 포함해 100여개 기업·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발 의약품 관세 논의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한·중·일 대표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들이 맞붙었다.

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회사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본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870억달러(약 121조원)로 세계 3위권이다. 일본은 ADC(항체-약물 접합체) 항암 신약인 '엔허투' 개발 등으로 신약 개발 능력을 입증하고 있지만 바이오의약품 제조 능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 대표 CDMO인 후지필름은 유럽과 미국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일본 현지 대규모 생산 공장은 전무한 상황이다. 때문에 신약 임상 단계부터 일본 빅파마(대형제약사)·유망 바이오텍들과 협력하려는 CDMO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막강한 제조 인프라를 갖춘 한국 기업들의 일본 시장 공략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 규모의 단독 부스를 전시장 중앙에 배치해 이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인 78만4000ℓ의 생산능력과 올해 준공한 5공장(18만ℓ), ADC 전용 라인을 전면에 세웠다. 회사는 지난달 초 미국 제약사와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CMO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누적 수주 5조원을 넘겼다. "CDO(위탁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원스톱 CDMO 경쟁력을 강조하며 일본 시장에서 신규 수주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작년 대비 두 배로 키운 단독 부스에서 개막 전부터 협업 미팅을 소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시러큐스 4만ℓ에 2027년 송도 1공장 12만ℓ가 더해지면 임상-대량생산을 잇는 전환 구조가 선명해진다"며 "듀얼 사이트(이중 거점) 경쟁력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사업개발부 스테파니 위컴 시니어 디렉터는 "시러큐스는 62개국 이상 규제승인 이력과 다수 물질 기술이전 경험이 강점"이라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수 이후 ADC 시설을 신설해 상업생산에서 ADC까지 전주기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종근당의 ADC CDMO 자회사인 경보제약도 바이오 재팬에 부스를 마련하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태경 경보제약 ADC연구센터장은 "일본은 엔허투 등 블록버스터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경보제약은 링커·페이로드부터 시작, 전임상 중심의 ADC CDMO로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에서 미국 시큐러스 공장 관계자들이 CDMO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일본 대표주자인 후지필름도 전시장 한가운데에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았다. 현장에서 만난 니콜 장 리원 상업개발부 디렉터는 "덴마크 생산 공장에는 2만ℓ 배양기 12기에서 내년까지 20기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는 올해 8기 가동 후 2028년 16기로 확장해 32만ℓ캐파를 갖춘다"며 "두 거점 모두 유럽·미주 최대급으로, 특히 미국은 리쇼어링(제조업 회귀) 정책 기조 등 변수가 커지면서 고객들의 생산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도 말했다. 후지필름은 'Partners for Life'라는 이름의 생애주기 통합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제조·공급까지 이어지는 '일본형 에코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중국의 대표 CDMO인 우시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 재팬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마코토 키타노 우시앱택 일본사업개발부 디렉터는 "일본 바이오테크의 강점은 혁신신약에 있고 ADC 등 신규 모달리티에서 높은 잠재력이 확인된다"며 "우시는 혁신 모달리티 개발 역량과 공정 측면의 강점을 결합해 일본·아시아 고객과의 협업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요코하마(일본)=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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