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재팬 2025 기조연설서
일본 바이오 생태계 강화 방안 제시
"세계 톱티어 수준의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일본 바이오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완성하겠습니다."

테이이치 고토 후지필름홀딩스 사장이 8일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의약품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테이이치 고토 후지필름홀딩스 사장은 8일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의약품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후지필름은 카메라 필름 사업의 하향세 속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며 회사 체질을 바꿔왔다. 미국 머크, 바이오젠 등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5위권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2028년 이후에는 75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춰 삼성바이오로직스·론자를 잇는 글로벌 CDMO 3강 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고토 사장은 이날 일본의 바이오산업 구조적 문제를 '제조 공백'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일본의 바이오의약품 무역수지는 1조7000억엔(약 15조9222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바이오의약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토 사장은 "정부가 신약개발은 지원해왔지만, 생산 분야 육성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제조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태계가 순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미국에 이어 도야마에 일본 최초의 글로벌 수준 항체의약품 CDMO 공장을 세워 국내 제조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며 "해외 거점과 동일한 품질보증·IT시스템·교육체계를 적용한 '클론 팩토리'로, 일본형 바이오 제조 표준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후지필름은 일본 도야마에 5000ℓ, 2000ℓ급 싱글유스(일회용) 설비 등을 추가 도입해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ADC(항체-약물 접합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등 차세대 모달리티 생산 체제도 구축 중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 임상·생산·장비산업이 하나의 순환 생태계로 엮여 있고, 벤처·빅파마·CDMO·CRO(임상시험수탁)가 각자의 역할을 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일본도 이 같은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일본)=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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