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프레데릭센 총리 “휴대폰이 아이들 유년기 앗아가”
"우리는 괴물을 풀어놓았다. 많은 아이와 청소년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과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한 말이다. 그는 "휴대전화와 SNS가 아이들의 유년기를 앗아간다"며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8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이날 의회 개원 연설에서 "휴대전화와 SNS는 우리 자녀들의 어린 시절을 빼앗고 있다"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그는 금지 법안 추진 계획을 알리며 "많은 아이가 읽기와 집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이 보는 화면에는 청소년이 절대 봐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어떤 SNS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여러 플랫폼이 포함될 것"이라고만 했다. 13세 이상부터는 부모 허락하에 SNS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연설에서 '11세에서 19세 사이 덴마크 남학생의 60%가 여가 시간에 단 한 명의 친구도 만나지 않는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덴마크 중학교 7학년 학생의 94%가 13세 이전부터 이미 SNS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며 "휴대전화와 SNS가 우리 아이들의 유년기를 훔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덴마크의 디지털 장관 캐롤린 스타게은 총리의 발표를 두고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순진했다. 아이들의 디지털 삶을, 아이들 행복에는 관심 없는 플랫폼들에 맡겨버렸다. 이제는 '디지털 감금'에서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덴마크의 이 같은 움직임이 청소년 보호 강화를 위해 SNS 이용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의 조치와 궤를 같이한다고 전했다.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호주의 SNS 미성년자 사용금지법에 따르면 16세 미만 청소년이 페이스북이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만들면 해당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