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학자 램즈델,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
오지 여행 중…수상 발표 하루 뒤 소식 접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면역학자 프레드 램즈델(63)이 자신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수상 발표 하루가 지난 뒤에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한국시간) 연합뉴스는 외신을 인용, 노벨위원회가 발표 약 12시간이 지나서야 그와 직접 통화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7일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발표했을 당시, 램즈델의 소속 기관인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기업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대변인이 "램즈델 박사가 전기나 휴대전화 신호가 닿지 않는 곳에서 최고의 삶을 즐기고 있다"며 "아직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소노마 공동 창립자인 면역학자 제프리 블루스톤 역시 "램즈델은 이번 업적의 주역이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아마도 배낭을 메고 산속을 걷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램즈델은 통신이 닿지 않는 미국 아이다호의 오지에서 하이킹 중이었다. 그는 이후 아내를 통해 뒤늦게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램즈델은 여행 중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차량 정비를 위해 잠시 멈췄고, 그때 아내가 휴대전화를 켜자마자 쏟아진 축하 메시지를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램즈델은 "곰이라도 나타난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램즈델은 일본 교토대의 사카구치 시몬 교수, 미국의 메리 E. 브렁코 박사와 함께 인간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존재와 기능을 규명한 공로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의 연구는 자가면역질환, 암, 장기이식 거부 반응 치료 등 면역 조절 분야의 핵심 토대를 마련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 발표 직후 연락이 닿지 않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2008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마틴 챌피 박사는 "자는 동안 전화벨이 울렸지만, 이웃집 전화인 줄 알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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