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장점 있어…샤워 하루 한 번으로도 충분
“중요한 건 샤워가 아니라 깨끗한 침구 관리”
일과를 시작하는 아침에 하는 샤워와 하루를 마치는 저녁에 하는 샤워의 장점이 각각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영국 BBC는 아침과 저녁 샤워의 과학적 차이를 분석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도했다.
아침 샤워는 밤새 쌓인 땀과 냄새 씻어내기
영국 레스터대학교의 프림로즈 프리스톤 박사는 "아침 샤워가 하루를 더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한다"며 아침 샤워를 추천했다. 그는 "밤에 깨끗이 씻고 자더라도 잠자는 동안 최대 280㎖의 땀을 흘리고 5만개 이상의 피부 세포를 배출한다"며 "결국 아침에는 다시 땀 냄새와 각질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람의 피부에는 1㎠당 최대 100만마리의 세균이 서식한다. 이들은 피지와 노폐물을 먹고 살아가며, 이 과정에서 체취를 유발한다. 프리스톤 박사는 "아침 샤워를 하면 밤새 쌓인 땀과 세균을 제거해 냄새를 줄이고, 정신적으로도 하루를 시작하는 전환점이 된다"고 말했다.
아침 샤워는 각성 효과도 있다.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집중력과 기분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출근 전이나 운동 후 샤워는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의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저녁 샤워는 노폐물 제거·숙면 유도에 효과
저녁 샤워는 하루 동안 쌓인 먼지와 오염 물질을 씻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영국 의학협의회(GMC)의 주세페 아라고나 박사는 "낮 동안 몸과 머리카락에 묻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미세먼지를 그대로 둔 채 잠자리에 들면 침구를 오염시켜 피부 트러블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저녁 샤워는 수면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BBC가 종합한 13개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약 10분간 샤워를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떨어지는 과정에서 신체가 '잘 시간'임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빠르고 깊은 잠을 유도한다.
특히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저녁 샤워를 통해 외부에서 묻은 꽃가루나 먼지를 제거해 피부 자극을 줄이고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다.
아침·저녁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청결'
영국 헐대학교의 미생물학자 홀리 윌킨슨 박사는 "샤워는 하루에 한 번만 해도 건강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꾸준히 몸을 씻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 패턴에 따라 샤워 시간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온종일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직업이라면 저녁에, 사무직이나 실내 위주의 사람이라면 아침 샤워가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윌킨슨 박사는 "결국 중요한 건 샤워가 아니라 깨끗한 침구 관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깨끗이 씻고 자도 시트를 한 달간 빨지 않으면 세균·먼지·진드기가 그대로 쌓인다"며 "정기적인 세탁이 청결 유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