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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걸 별세]'50년 동업' 예우… 고려아연·영풍, 숨 고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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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고문, 최창걸 명예회장 조문
영풍 임원들도 비공식 방문 이어져
"상중 자제하겠지만, 갈등 불씨 여전"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려아연과 영풍 간 1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업 동반자였던 장형진 영풍 고문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조문하면서 대립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최윤범 회장 체제 이후 불거진 지배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은 전날 정오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영풍 관계자는 "회사 공식 일정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다녀오신 것으로 안다"며 "창립 때부터 함께한 인연이 있어 마지막 예를 다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최윤범 회장이 직접 장 고문을 맞이해 짧게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1974년 8월 1일 고려아연 창립 기념식 당시 최기호 창업자(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와 최창걸 명예회장(왼쪽에서 3번째). 고려아연 제공

1974년 8월 1일 고려아연 창립 기념식 당시 최기호 창업자(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와 최창걸 명예회장(왼쪽에서 3번째). 고려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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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내부에서는 장 고문 외에도 조문 행렬이 비공식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제가 알기로는 임원분들 일부는 개인적으로 또 왔다 가신 분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회사 차원에서 공식 조문이나 일정은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명예회장과 장 고문의 인연은 50년 전 고려아연 창립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아연은 1974년 고(故) 최기호 회장과 고(故) 장병희 회장이 공동 출자로 세운 합작회사다. 당시 최 명예회장은 온산제련소 건설을 총괄하며 현장을 지휘했고, 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와 국민투자기금, 산업은행, 국제금융공사(IFC) 등과 직접 협의를 주도했다. 장 고문은 부친 장병희 회장을 도와 창립 초기부터 고려아연 경영에 관여하며 최 명예회장과 교분을 이어왔다. 이 같은 양가의 협력 관계는 한국 비철금속 산업의 성장 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집안의 관계는 2022년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급격히 냉각됐다. 영풍 측이 '경영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경영 참여를 확대하자 고려아연은 이를 '지배권 침탈'로 맞받았다. 결정적인 갈등은 지난해 9월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이후 양측은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경영협력계약 해석, 이사회 구성권을 놓고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장형진 영풍 고문. 연합뉴스

장형진 영풍 고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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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조문을 계기로 한동안 '휴전 국면'이 형성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상중(喪中) 기간 공개적인 갈등을 자제하는 정서가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명예회장이 별세한 상황에서 영풍이 즉각적인 압박을 이어가긴 쉽지 않다"며 "적어도 장례 기간과 그 직후까지는 서로 공개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풍 측은 MBK파트너스와의 공동전선을 잠시 멈춘 상황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관계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이 독자 노선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영풍이 경영 참여 확대를 쉽게 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이후 추가 지분 확보와 이사회 의석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 고려아연이 맞대응에 나설 경우 양측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잠시 멈춘 상태지만, 상을 치르고 나면 양쪽 모두 내부 전략을 재정비할 것"이라며 "결국은 최윤범 회장과 MBK-영풍 연합 간 힘겨루기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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