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프렌들리, 고소득층 중심 확산 주거 트렌드
층간소음·개물림 민원도…생활공간 설계 필요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며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거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녹지와 산책로, 반려동물 시설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 단지들이 '펫세권'으로 불리며 서울 주거 시장에서 새로운 프리미엄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최근 학술지 '국토연구'에서 반려견 양육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환경 특성에 대한 실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2022년 도시정책지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는 반려견 양육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고소득층 '펫 프렌들리' 현상
연구 결과 교육 수준이 높고, 아파트 또는 자가에 거주하는 여성일수록 반려견을 키울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양육 가능성이 커졌다.
연구진은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이 15만원으로 전년보다 3만원가량 늘었다"며 "반려인 소득 수준이 양육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이 반려견 양육을 주저하지 않으며 이들의 주거 선택 기준이 곧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는 의미다.
'단지 내 갈등' 폭발…공동생활 공간 설계 시급
하지만 주거 형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갈등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반려견 양육 증가로 층간소음, 개 물림 사고 등 민원이 잦아지고 일부 단지에선 공용공간 출입 제한까지 벌어지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아파트 내 반려견 양육이 증가하는 만큼 갈등 완화를 위해 관리 규약뿐 아니라 생활공간 설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환경 요인 역시 주거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이었다. 녹지환경 만족도가 높고 산책로·오픈스페이스 접근성이 좋은 곳에 거주할수록 반려견을 키울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개인 특성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성도 반려견 양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의 공원·보행로 중심 연구를 넘어 반려동물 관련 시설 접근성과 생활환경 만족도까지 함께 고려한 '생활밀착형'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녹지와 산책 인프라 확충, 생활권 내 반려동물 편의시설 확보가 단순한 복지를 넘어 도시 거주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며 "향후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공간계획 기준 마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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