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지속 의문
"자율주행 지나친 기대" 우려도 나와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이 예상 밖으로 증가했으나 향후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급락했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에 차량 49만7099대를 인도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7% 증가한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6000대)도 웃돌았다.
미 연방정부가 지난달 말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종료한 가운데 그동안 전기차 구매를 망설여왔던 소비자들이 이 조치가 실현되기 전에 구매를 서두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전기차 공세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역풍으로 테슬라 인도량은 상반기 중 감소한 바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수요가 앞당겨진 덕에 3분기 인도량은 증가했지만, 이달부터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9월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에 따라 테슬라가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미국의 다른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인도량을 발표했지만,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기존에 예상한 범위의 하단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책임자 스테퍼니 발데즈 스트리티도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며 4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기존의 자동차 연비·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해 지난 수년간 테슬라 수익에 기여한 배출권 거래 사업에 타격을 줬다.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의 개럿 넬슨 연구원은 테슬라의 사업 전망에 대해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 데이터가 과거 지표라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배출권 거래에 대한 입법 변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보조금이 없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유지될지에 대한 의문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신차를 내놓을 경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면서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지만, 테슬라는 현재 준비 중인 신차의 가격이나 출시 시기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현재 테슬라가 고평가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자동차 판매보다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초기 시험 단계에 있다. 로보택시가 2026년에 광범위하게 보급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가이드라인과 달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향후 사업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며 나흘간의 상승 랠리를 끝내고 전날 대비 5.11% 내린 436.00달러에 마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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