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스탠딩코미디 등 라이브 공연 수요↑
"티켓 1위안에 4.8위안 소비 효과"
최근 라이브 공연을 찾는 중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 가까운 영화관 대신 음악·연극·코미디 등 현장 공연을 보기 위해 외지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숙박·외식·관광 등 연계소비가 발생, 지역 경제에도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 온라인매체 식스톤은 최근 공연 관람을 위해 장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는 등 '라이브 공연 열풍'이 중국의 젊은층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브 공연에는 음악 콘서트, 스탠드업 코미디, 스포츠 경기 등이 포함된다.
중국공연예술협회(CAPA)에 따르면 지난 7~8월 전국에서 열린 상업 공연은 12만6300건으로 집계됐다. 공연 관람객은 4200만명 이상으로 150억위안(2조9478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영화 산업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의 영화 매출은 425억위안(8조3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있는 공연 형태로는 연극이 꼽혔다. 연극의 공연 횟수와 매출은 각각 16%, 3% 늘었다. 2위 스탠드업 코미디의 경우 공연 횟수와 매출이 각각 54%,135% 급증했다.
음악 페스티벌 보러 외지까지…공연족의 '원정 소비'
공연 소비는 중국 지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CAPA는 공연 티켓에 1위안을 소비할 때마다 식사·호텔·음식·교통 등에서 최소 4.8위안(940원)의 파급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여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뮤지컬 '식스'(SIX) 관람객 중 30.8%가 외지에서 찾아왔으며 공연 기간 인근 숙박업소의 요금은 2~3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시성에 사는 25세 장쯔양씨는 최근 주말을 이용해 왕복 1200㎞ 거리의 음악 페스티벌에 다녀왔다며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현장에서 음악을 함께 듣는 분위기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티켓, 교통, 숙박비 등을 합쳐 한 번 공연을 볼 때마다 약 2000위안(39만원)을 쓰지만, 현지 명소와 음식을 즐기는 것까지 포함해 하나의 여행처럼 소비한다"고 말했다.
티켓토믹스…할인과 혜택 묶어 소비 촉진
젊은 공연족을 겨냥한 '티켓토믹스'(ticketomics, 티켓+경제) 전략도 확산 중이다. 공연 티켓과 숙박·외식·쇼핑을 연계해 관람객에게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실제 베이징 국제영화제 티켓 소지자는 1100여개 가맹점에서 할인이 제공됐는데, 이를 통해 251억7000만위안(4조9464억원)의 소비 촉진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벤 중국 푸단대 관광학과 부교수는 "공연 기반 관광은 단순한 볼거리 중심의 관광에서 경험·교감 중심의 소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년층은 문화적·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경험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우 부교수는 "중국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큰 물질적 풍요를 누렸다"며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문화적 만족이나 경험 중심의 소비에 더 많은 지출을 하게 될 것"고 전망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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