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섬세한 신체 부위, 부품 많이 들어가
제어하려면 너무 복잡한 계산 필요
사람처럼 정밀한 촉감과 빠른 반응 힘들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로봇을 배치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 '옵티머스'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모두 아직 사람 손처럼 정밀하게 구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휴머노이드가 가정용으로 만들어질 경우 사람 손과 유사한 로봇 손이 핵심 기술로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휴머노이드로봇의 여러 신체 부위 가운데 가장 인간과 비슷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부위로 손이 꼽힌다. 글로벌 최상급 휴머노이드 기업들도 사람 손처럼 동작하는 손을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현대차증권은 '휴머노이드의 핵심: 로봇 손' 보고서를 통해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사람 손은 너무 복잡해' 크기·무게·비용의 한계
먼저 구조적 복잡성을 들 수 있다. 인간의 손은 25개 이상의 뼈와 30개 이상의 관절, 그리고 여러 근육조직이 정밀하게 연결돼 있다. 손가락 하나를 움직일 때도 여러 근육과 힘줄이 동시에 미세하게 작동한다.
휴머노이드의 로봇 손에 이런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액추에이터(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구동장치)가 필요하다. 크기, 무게, 비용 문제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로봇 손만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가격이 높게는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점이 이런 문제를 반증한다.
제어하기엔 너무 많은 양의 계산 필요
사람은 뇌-신경계를 통해 직관적으로 수많은 신체 부위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란은 안 깨고 잡되 옆에 있는 컵은 단단히 쥔다"와 같은 명령을 수행한다고 보자. 인간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로봇은 모든 관절을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제어해야 한다. 휴머노이드 입장에서는 상황마다 다른 수준의 힘으로 물건을 쥐고 그 힘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계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사람만큼 정밀하게 촉감을 감지하기 어려워
인간의 손에는 수천개의 촉각·압력·온도 수용기가 있다. 따라서 미세한 촉감의 차이를 무의식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촉감 감지는 또한 신경계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 바로 반응을 명령해 즉각 손이 움직인다.
하지만 로봇 손에 들어갈 촉각 센서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데이터 처리의 속도와 정확성이 인간만큼 고도화되기 힘들다. 수많은 휴머노이드로봇 개발회사들이 이런 기술적 한계로 인해 아직 손가락 2개, 3개의 그리퍼 형태를 채택하는 이유다.
로봇 손 역량이 점점 중요해져
휴머노이드로봇이 바늘, 케이블, 계란 등 미세한 물체를 섬세하게 잡고 움직이는 동작을 수행하려면 다섯 손가락이 필수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인간 사회의 수많은 물건과 도구들이 인간 손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추가 장비 없이 이같은 물건들을 활용하려면 다섯 손가락 손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로봇 손이 사람 손처럼 구동하기 위해서는 결국 액추에이터, 센서 등을 적재적소에 충분히 배치하면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고안돼야 한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에서도 충분한 자유도를 구현하면서도 비용을 대폭 낮춘 로봇손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향후 휴머노이드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낮은 비용으로 고도화된 로봇 손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로봇 손 개발 상장사로 로보티즈 , 레인보우로보틱스 , 케이엔알시스템 을 꼽는다. 그리고 액추에이터, 감속기, 센서, 모터 등 로봇 손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상장사로는 하이젠알앤엠 , 유진로봇 등이 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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