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선정 후 부적절 의견 제기
출협, 내부 회의 거쳐 시상 취소 결정
"국민과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죄"
일본군 위안부를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 등으로 묘사해 논란을 빚은 책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에 대한 한국출판공로상 특별상 수상 결정을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취소했다. 공동수상자인 정종주 뿌리와이파리 출판사 대표의 수상도 함께 취소됐다.
1일 출협은 "특별공로상 수상자 선정이 알려지고 난 후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다"며 "긴급 상무이사회의와 책의 날 한국출판유공자상 및 관련업계 유공자상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위 두 분에게 수여하기로 한 특별공로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일제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 국민들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위안부 할머니들, 또 그의 아픔에 동감해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활동하고 성원해온 많은 분의 아픔과 분노를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국민들과 위안부 할머님 당사자들은 물론 함께 염려하고 활동해온 많은 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향후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 의견도 밝혔다. 출협은 "향후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잘못이 반복되지 않고 국민과 출판인들의 의견이 폭넓고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그 절차와 방법을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출협 박 교수와 정 대표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법정 투쟁을 벌이면서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는 추천이 있었다"며 "내부 심사 과정을 거쳐 박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 책에 일본군 위안부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일본군과 협력관계에 있던 존재', '자발적으로 따라간 이도 있었다'는 식의 내용을 담아 2015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23년 대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볼 만한 '사실 적시'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파기 환송된 후 서울고법은 해당 사건을 무죄로 판단했고,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문제가 된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출판·배포를 제한했던 기존 가처분 결정도 지난 7월 취소됐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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