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가동 목표에도…현금 창출 지연
총 3.2조원 보증 부담에 실적 개선 불투명
"중장기적으론 공급망 안정화 효과 있어"
롯데케미칼 이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법인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에 대한 운영자금 보증을 1년 더 연장했다. 3년 넘게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LCI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T)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프로젝트까지 상업 가동이 늦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30일 공시를 통해 LCI 운영자금 차입에 대한 보증 만기를 기존 2025년 9월에서 2026년 9월로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보증 금액은 6억 달러(약 8400억원)다. 만기 시 자동 연장 조항도 포함돼 있다. 상업 가동이 늦어지면 추가 연장 가능성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적자전환 후 3년 넘게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영업손실 3844억원, 지난해 9145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771억원 적자가 났다. LCT 역시 지난해 매출 2조2164억원에 순손실 397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9536억원, 순손실 1231억원 적자를 냈다.
LCI는 롯데케미칼과 LCT가 공동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에 대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다운스트림 설비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의 주체다. 총투자 규모만 약 44억 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당초 2023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 여파와 공정 지연 등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LCI의 공사는 이미 마무리됐고 현재는 시운전 단계"라며 "올해 연말 안에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컨퍼런스콜 등에서 "공장 안정화와 내수 시장 안착 이후에는 고수익 전략 제품 생산·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며 인도네시아 투자 회수를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다만 최근 NCC 수익성이 악화한 만큼 단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NCC 수익성이 좋지 않아 상업 가동이 곧바로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면서도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생산 경쟁력을 넓히고 공급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의미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LCI 관련 보증 규모는 기존 장기 지급보증 2조3607억원에 운영자금 보증을 합쳐 총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증 연장이 단기간 현금 창출이 어렵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규모 플랜트 특성상 시운전 이후 안정적 가동과 판매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증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상황은 시장에 부담 요인이라는 것이다. 상업 가동 효과도 내년 이후에야 반영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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