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속 투혼'… 선수들 간절함이 해체위기 실업팀 지켰다
40여년 간 지역 주류유통업체를 운영하며 기반을 잡은 토박이 기업인으로, 매년 수익금 중 적지 않은 금액을 장학사업과 복지사업에 사용하면서 청소년들의 학업 포기와 탈선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범적인 경영인으로 꼽히는 인물. 바로 이종철 현대주류상사 대표이사다.
오랜 기간 투병 생활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면서 병마와 싸워왔던 그다. 하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건강이 회복세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가 올해 중순께 투병 생활을 하고 있을 때다. 일부 체육 관계자들과 10대 청소년들이 이 대표가 치료받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달라는 것. 그것은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자신들의 미래를 지켜달라는 울부짖음이었다.
당시, 세종시 행정집행부는 테니스 실업팀을 해체하고, 유도 실업팀 창단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테니스 꿈나무 선수들의 미래도 있었던 것. 실업팀 해체 문제는 종목단체는 물론 지역사회의 반발로 확산하면서 철회 서명운동까지 진행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병원을 찾은 그들이 해체 위기에 놓였던 실업팀 관계자들과 꿈나무 선수들이었다. 그들의 모습에 이 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실업팀 해체만은 막아야 했다. 건장했던 체격이 투병 생활로 많이 야위어져 있었고, 체력도 약해져 있었지만,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언론 앞에 섰다. 실업팀 해체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해체 추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세종시 테니스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했다. 협회는 물론 실업팀과 학생팀을 지키기 위해 더 몸져누워있을 수 만은 없었다. 그를 투병 생활 중 지역사회로 나오게 만든 것이 바로 꿈나무 학생 선수들이었다. 현재 이 대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활동도 왕성해졌다.
최근 최민호 세종시장이 체육회 종목단체장 간담회를 마련한 자리에서 실업팀 해체와 관련, 입장을 철회하고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종목단체장들이 표출한 의견을 존중한 것이다.
따라서, 실업팀 해체는 철회되고 다만 운영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철 협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세종시 체육인들이 일심단결하여 하나가 되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체육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선수들이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그 배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시장님에게는 체육인들의 의견을 살펴서 입장을 철회해주신것에 감사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직 약물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지만, 우리 꿈나무 선수들을 위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 나와서 건강을 돌보며 활동하고 있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회장의 투병 생활을 이겨내게 한 것이 학생 선수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병 생활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학생 선수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가 더욱 강해졌다는 전언이다.
충청취재본부 김기완 기자 bbkim99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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