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트인텔리전스 윤정호 대표 인터뷰
특허 데이터, 손쉽게 검색·분석한다
기술 동향 파악…인재 발굴도 가능
"특허 데이터는 변리사 같은 일부 전문가만의 것이 아닙니다. 인사 담당자도, 연구개발진도 특허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검색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특허에 대한 정보는 키프리스(KIPRIS)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찾고, 그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분석하는 건 아무나 하기 힘들다. 수많은 정보와 각종 전문용어, 까다로운 검색식을 이해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윤정호 워트인텔리전스 대표(사진)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I 기반 자연어 검색으로 특허 데이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며 "특허 데이터로 기업 전략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넘게 한국에서 변리사,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방대한 특허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해왔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초보자도 특허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2015년 워트인텔리전스를 설립했다.
AI 기반 특허 검색 '키워트'는 회사가 자랑하는 메인 서비스다. 수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키워트는 연간 구독형 상품으로 전 세계 106개국의 특허 정보를 볼 수 있다.
키워트를 활용해 '삼성전자'에서 출원한 국내외 특허를 검색해봤다. 국내에서만 1년에 1만5000여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자, 디스플레이 등 분야별 분류는 물론 표로 시각화해서 직관적으로 보여줬고, 어떤 발명자가 무슨 기술을 주로 담당하는지까지 알려줬다.
이처럼 키워트는 기업 내 IP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인사 담당자에도 도움이 된다. 특허 명세서에는 실제로 기술을 고안한 발명자를 기재하도록 돼 있어 주요 연구진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심칩' 관련 보안 기술에 대한 특허 동향을 파악하고 싶을 때도 키워트의 AI 검색을 이용하면 된다.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접근 제어'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심카드 암호화' 등 유심칩 보안 기술을 종류별로 구분해서 보여줬다.
특허 데이터에는 R&D의 방향성, 경쟁사의 기술 포트폴리오, 산업별 트렌드 등 가치 있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 미래 기술 패러다임을 조망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현대자동차, 두산, 쿠팡, 카카오, CJ 등을 포함해 누적 3000여개 기업이 워트인텔리전스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월 2차전지 전문기업 '엘엔에프'는 워트인텔리전스와 협약을 맺었다. AI 특허 분석 기술을 접목해 2차전지 분야에서 어떤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해야 할지 속도와 방향성을 정교하게 설정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최근에는 LG AI 연구원과 특허 특화 AI 모델을 공동 개발 중"이라며 "정교한 특허 분석과 전략 수립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IP 분야가 단순히 지식재산 보호 영역을 넘어 산업별 기술 전략을 제시하고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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