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50대 男 절반, 여전히 비만
30대 女 고위험음주율 16.3%
여자 노인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
우리나라 성인의 흡연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전자담배 사용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남녀 모두에게서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남자가 더 두드러졌다.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1998년부터 우리 국민의 건강과 영양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ㅈ너국 192개 지역에서 총 4800가구,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만성질환 등을 조사한다. 지난해 조사부터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골다공증, 근감소증, 노인생활기능 등 노인건강 관련 조사를 추가하고 발표 시기도 기존 12월에서 9월로 앞당겼다.
남자 '전담' 사용률·30대 여자 '고위험음주율' 증가
지난해 조사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담배제품 현재사용율은 남자 36.0%, 여자 6.9%로 2023년 대비 각각 2.9%포인트, 1.4%포인트 줄었다.
담배 종류별로 보면 현재흡연율(궐련)은 남자 28.5%, 여자 4.2%로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전자담배(액상형 4.9%, 궐련형 7.2%) 현재사용률은 소폭 증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남자 7.9%, 여자 1.7%, 권련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남자 11.2%, 여자 3.1%였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에선 50대 남자가 4.6%(3.0%포인트 증가),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40대 남자 17.7%(6.9%포인트 증가)로 증가 폭이 컸다.
최근 일 년간 한 번에 평균 7잔(여자 5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주 2회 이상 마시는 성인의 비율인 '고위험 음주율'은 2024년 전체 13.6%로, 남자는 1.3%포인트 감소하고 여자는 0.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대 남자에서는 고위험 음주율이 9.7%로 5.7%포인트 감소한 반면 30대 여자에선 16.3%로 3.1%포인트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일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을 2시간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15분 이상 또는 중강도와 고강도 신체활동을 섞어서 운동)은 전체 52.1%로,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20대에서 실천율이 높아졌다.
만성질환 유병률은 증가, 관리지표는 개선
지난해 성인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남자 48.8%, 여자는 26.2%로 남자는 전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하고 여성은 1.6%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남자의 경우 30~50대의 절반이 비만이었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26.3%, 여자 17.7%로 각각 2.9%포인트, 1.2%포인트 증가했고,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 13.3%, 여자 7.8%로 각각 1.3%포인트, 0.9%포인트 높아졌다. 또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23.4%로 각각 3.5%포인트, 2.0%포인트 높아졌는데, 특히 40대 남자는 비만과 만성질환 유병률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2022~2024년 만성질환의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치료자 기준)은 이전 2019~2021년과 비교해 남녀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율(64.8%), 당뇨병 조절률(40.5%)을 제외한 모든 관리지표가 70% 초과한 높은 수준이었으며 30~40대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식생활의 경우 국민(1세 이상) 전체적으로는 과일과 나트륨 섭취는 줄고 육류, 음료류, 지방 섭취는 증가했다. 지난해 과일류 섭취량은 하루 110.5g으로 전년 대비 5.8g 줄었다. 반면 육류 섭취량은 5.7g 증가한 134.7g이었는데, 특히 30대 남성 21.7g, 40대 남성 25.0g, 50대 남성 29.3g 등 30~50대 남성에게서 섭취량이 크게 증가했다.
에너지 섭취량은 전체 1865㎉로 2023년과 유사한 가운데 30대 남자와 50대 남자에서만 각각 100㎉ 이상 증가했다. 지방을 통한 에너지 섭취 분율도 증가 추세가 지속됐고, 특히 30대 남자는 30.2%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의 지방 에너지적정비율의 상한선(30%) 수준에 달했다.
남자 노인 10명 중 2명은 여전히 흡연
최근 10여년 간(2013~2015년과 2022~2024년)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행태를 살펴본 결과 남자의 경우 현재흡연율(궐련)은 1.8%포인트 감소했으나 여전히 10명 중 2명은 흡연자였다. 또 고위험음주율은 4.5%포인트 증가한 반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9.0%포인트나 감소했다. 남녀 모두 근력운동 실천율은 증가했다.
또 남녀 모두 단백질과 지방의 에너지 섭취 분율은 증가하고 탄수화물 에너지 섭취 분율은 감소해 에너지적정비율(단백질 7~20%, 지방 15~30%, 탄수화물 55~65%)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비만, 당뇨병,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에선 증가한 반면 여자는 감소했고,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증가했다. 만성질환 인지율과 치료율, 조절률은 남녀 모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조사부터 추가된 65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18.0%(남 3.8%, 여 31.6%), 근감소증 유병률은 9.4%(남 9.5%, 여 9.3%)였다. 또 노인생활기능척도 점수는 85.9점(남 92.1점, 여 80.9점)으로 영역별로는 일상생활 영역이 가장 높았고, 사회활동, 상지 기능, 하지 기능 순이었다. 골다공증과 근감소증 유병자는 비 유병자에 비해 노인생활기능척도 점수도 낮았고, '몸을 구부리거나, 쭈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동작'과 '쉬지 않고 건물 한 층을 걸어 올라가는 동작'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남자 노인의 경우 흡연, 음주 등 건강행태가 개선되지 않고, 여자는 10명 중 3명이 골다공증으로 나타나 노년기의 삶의 질 향상과 만성질환의 중증화 예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며 "초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한 노인건강 관련 조사를 지속하고 장기적인 건강 변화와 질병 발생의 인과관계 파악을 위한 추적조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근거 생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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