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외무성 부상 유엔총회 연설
李, END 구상 밝혔지만 비핵화 불가 재천명
"어떤 경우에도 입장 철회 않을 것"
7년 만에 유엔(UN) 총회 연설을 재개한 북한이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곧 주권과 생존권을 포기하고 헌법을 어기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침략 위협에 정비례해 우리의 전쟁 억제력이 강화됐다"며 그 결과 "적국들의 전쟁 도발 의지가 철저히 억제되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절대로 주권 포기, 생존권 포기, 위헌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미·일 군사 협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부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정조준한 미·한, 미·일 군사동맹과 미·일·한 삼각 군사 공조 체제가 보다 공격적이고 침략적인 군사 블록으로 급속히 진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까지도 미국과 동맹 세력은 우리 국가에 대한 핵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핵전쟁 연습을 자행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북한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관계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의 교류, 관계 정상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가는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 구상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북한 측 고위 인사가 연설에 나선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2014~2015년 리수용 당시 외무상, 2016~2018년 리용호 당시 외무상을 파견해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섰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된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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