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제2회 미래전략포럼 개최
구윤철 부총리, AI 정책 추진 의지 밝혀
"성장 없으면 경제 지속 가능하지 않아"
'피지컬 AI' 주목…"데이터·ICT도 강점"
"향후 5년이 한국 경제의 골든타임인 만큼 성과를 내야 한다. AI를 올인(All In)으로 생각하고 한두 개라도 세계 1등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이 곧 한국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될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미래전략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 부총리는 "지금 경제 상황은 소비 심리가 급락해 0% 성장"이라며 "최근 정부가 노력해서 달라지고 있지만 이것도 결국 혁신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래전략포럼은 기재부가 주최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하는 행사다. 중장기 미래 이슈를 발굴하고 관련 정책 방향과 전략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지난 5월 열린 1차 포럼 때 바이오 산업 도약 과제를 다뤘다면, 이번 포럼에서는 피지컬 AI(실제 현장에서 사람처럼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AI)를 다양한 산업, 기술 분야에 융합해 미래 성장 엔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이날 행사 기조발표자로 나선 구 부총리는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잿더미에서 (한국 경제가) 어마어마한 것을 이뤘다"면서도 "(지금은) 한계에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잠재성장률이 계속 우하향하는데, 잠재 성장률만큼의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한국 경제가 더 문제"라고 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옷을 제대로 바꿔 입어야 한다"는 게 구 부총리 발언이다.
구 부총리는 "내년에 성장률이 1.8%가 되면 잠재 성장률 수준이 된다"며 "이런 요소를 더 올리려면 초혁신 경제가 2027년에는 싹이 보여야 하고, 그래야 다시 (성장률이) 2%를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 잘 갖춰진 AI 기반을 활용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책 방향에 있어) 과거와 달라진 점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중심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목하는 AI 키워드는 '피지컬 AI'다. 그는 "거대언어모델(LLM)에서는 (우리가) 실력이 되지 않지만 피지컬 AI는 한국이 해볼 만하다"며 "AI를 제조에 적용한다든지 기업이나 현실 생활에 접목하는 데는 기회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등은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낫고 그간 쌓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도 AI 시대 기초가 되기에 강점이 있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현철 현대자동차 이-포레스트(E-FOREST) 전략실 상무와 유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시티사업부장(상무)의 세션 발표도 이어졌다. 이들은 각각 모빌리티와 제조·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피지컬 AI 적용 사례와 필요한 정책 방향 등을 공유했다.
현대차의 경우 24시간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공장인 이른바 '다크팩토리'를 지향점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조 비용을 절감하면서 생산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현장에 도입되기까지는 3~4년의 시간이 걸리며, 다크 팩토리 구현을 위해서는 피지컬 AI 적용이 필수라는 게 조 상무 설명이다.
현대차는 현재 피지컬 AI 개발을 위한 정부 주도 프로젝트도 함께 협업해 진행 중이다. 조 상무는 "정부 주도의 데이터 표준이나 재정,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작업들이 진행이 되면 우리 회사뿐 아니라 전체적인 부품 협력사 등 전반적인 생태계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고급 AI 인재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 제2회 미래전략포럼'에 참석해 권오현 제7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신임 위원장와 대화를 하고 있다. 기재부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기재부는 이날 포럼에 앞서 제7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촉식을 했다. 중장기전략위원회는 2012년 출범한 기재부 자문 위원회이다. 국가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민간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제7기 중장기전략위원장은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맡았다. 민간 기업가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세계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며 "우리는 선진국 문턱까지 왔지만 최근 많은 기업이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규 산업과 기업 탄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그간 정부 정책의 연속성 부족으로 기업이 방향성을 설정하기 어려웠다"며 "산업계가 가야 할 방향을 토의하기 위해 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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