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에서 비롯된 훈훈한 순간 포착돼
한국,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가장 높아
늦은 밤 마포대교로 가달라는 승객의 부탁에 목적지 대신 집으로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한 택시 기사의 모습이 포착됐다. 혹시 모를 극단적 상황을 우려한 것인데, 택시 기사의 배려 어린 말이 누리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마포대교 가는 손님과 생각이 많아진 택시 기사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월 SNS에 처음 올라온 이 영상은, 최근 다시 온라인상에 공유돼 뒤늦게 누리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에는 어두운 차 안에서 말없이 운전하던 택시 기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목소리가 담겼다. 기사는 택시 호출 앱에서 마포대교로 목적지를 설정한 손님을 태우고 길을 가던 중이었다. 이 기사는 손님을 부른 뒤 "오늘은 제가 요금 안 받고 댁까지 모셔다드리겠다. 집으로 가자"고 말했다. 이에 승객은 "무슨 말씀이시냐"며 당황했고, 기사는 "마포대교 간다고 하지 않았냐"며 재차 물었다. 승객은 곧 휴대전화를 확인하더니 "주소가 잘못 찍혔나 보다. 근처 술집으로 한다는 걸 잘못 찍었다"며 사과했다.
이 말을 들은 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목적지가 마포대교라서 혹시나 했다. 다행이다. 운전하면서 계속 걱정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기사의 말에 승객은 "그런 생각 안 했다"며 웃어 보였고, 승객의 말에 기사도 함께 미소 짓는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상에서는 "기사님이 말씀 전 승객을 힐끔힐끔 계속 보시는 게 말을 꺼내야 하나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기사님 같은 어른이 한국에 계셔서 자랑스럽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영상에는 어두운 차 안에서 말없이 운전하던 택시 기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목소리가 담겼다. 기사는 택시 호출 앱에서 마포대교로 목적지를 설정한 손님을 태우고 길을 가던 중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원본보기 아이콘지난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사망 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4872명으로 전년(1만 3978명)보다 894명(6.4%) 증가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 사망률은 29.1명으로 전년 대비 1.8명(6.6%) 늘어나, 2011년(31.7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시의회 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1~2025년 7월)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00건, 2023년 1035건에 이어 지난해는 1272건으로, 3년 연속 1000여건 이상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7월 기준 한강 교량 자살 시도자(생존과 사망 포함) 건수는 780건으로 이 중 2022~2024년 3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마포대교는 194건이며, 지난해 총건수 1272건 대비 마포대교 건수가 352건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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