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 직접 ‘주문 말아달라’ 요청
배달 음식을 수차례 주문했다가 취소하는 이른바 '진상 단골'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배달 플랫폼은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환불만 해주며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환불 정책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영업자는 물론 배달 기사와 일반 소비자까지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는 배달 플랫폼의 환불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삐사장'에 '(배달 플랫폼) C사 배달 무료로 먹는 법 대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약 3개월간 10여차례 배달주문 취소를 한 손님 B씨, 이에 대한 C사 측 대응과 관련해 느낀 고충이 담겨있다. A씨는 "저희는 일하다 갑자기 배달 플랫폼을 통한 주문이 취소됐다는 통보 문자를 받는다. 취소 사유는 따로 전화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손님인 B씨는 가게에서 한 달 동안 46번 주문 중 9번을 취소했다. 요구사항을 꼼꼼히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재료가 조금 부족하다고 트집을 잡거나, 배달이 10여분 늦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환불을 요청하는 '환불 진상' 행태를 반복했다.
A씨는 해당 고객이 일전에는 요청사항에 '수저포크 ×'로 주문을 했는데 그럼에도 나이프를 챙겨서 보냈더니 샌드위치를 집밖에 가져나가 먹으려다가 '나이프가 없어서 못 먹겠다'는 사유로 주문을 취소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요청사항을 항상 몇줄씩 복잡하게 써서 직원들이 다 엄청 신경 써서 만든다"며 "그런데도 '진짜 소스 조금 넣은 거 맞냐, 치즈 반만 넣은 거 맞냐'고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결국 B씨의 다음 주문이 왔을 때 직접 메모를 써 보냈다. 그는 메모에서 "본인 과실까지 저희 잘못으로 넘기며 온갖 이유로 음식을 환불받으시니 더 참지 않겠다. 오늘 주문을 마지막으로 다음부터 주문하지 말아달라. 주문하시면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자영업자도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을 통해 "C배달 플랫폼에서 무지성으로 환불이 가능한 것을 깨닫고 악용하는 진상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며 "배달지연 5분만 된 것도 음식이 식었다고 환불, 바삭한 메뉴를 주문하고 너무 바삭해서 과자 같다며 환불, 그냥 별 이유도 없이 이상한 이유로 환불 당했다"고 토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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