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용 H-1B 비자 수수료를 인상한 가운데 미국 상원이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H-1B 소지 근로자 고용과 미국인 일자리 증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회 회원장과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법사위원회 간사는 전날 아마존 등에 서한을 보내 다른 일자리를 줄이면서도 H-1B 비자 소지자 수천 명의 고용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H-1B 소지자 고용 현황과 이들이 받는 임금, 채용 과정에서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애플, JP모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등에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자료는 다음 달 1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WSJ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H-1B 신규 신청 수수료를 대폭 인상해 미국 기업들이 혼란이 빠진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나왔다며, 미 의회가 H-1B 비자 감시 강화에 가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상원은 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내 인재들이 모두 주변부로 밀려난 상황에서 아마존이 이러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미국인 기술직 인력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2025년도 회계연도 기준 총 1만4667명의 H-1B 비자 소지자 채용(신규·연장·고용주 변경 등 포함)을 승인받았다. MS, 메타는 각각 5189명, 5123명이 해당한다. 미국의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 종사자가 받을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연간 8만5000건만 발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9일 H-1B 비자 수수료를 연간 1인당 1000달러에서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100배 증액했다. 지난 23일에는 고임금·고숙련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H-1B 비자 선발 방식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개편안 초안을 연방 관보에 올리며 비자 발급의 문을 좁히고 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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